"바지 사장은 들어봤어도, 바지 대표는 처음 들어본다. '공천장사' 책임은 박근혜 후보에게 있다. 바지 대표에게 덮어씌워서는 안된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6일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파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 비박 주자들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끈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대신 황우여 현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한다고 합의한 점에 크게 날을 세웠다.
당초 이번 파문과 관련, 박근혜 후보 사퇴론을 제기한 비박 주자들은 5일 오후 '7인 연석회의'에서 황우여 대표의 조건부 사퇴에 합의한 바 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황우여 대표가 지겠다고 하는데, (4·11 총선) 공천 지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했고 (친박근혜계인) 현기환 전 의원은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이제 와서 책임을 황우여 대표가 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정치를 오래한 저도 황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박근혜 후보가 책임질 사항을 황우여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니까, 정치가 외면 받는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새누리당 정치집단이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예고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박근혜 후보는 잘못했으면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지, 어디 모임에 가서 지나가는 말처럼 사과를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문제는 덮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박근혜 후보가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안전위원회를 소집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현안 보고를 받고, 법제사법위원회를 소집해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민의 생각과 의지를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공천 장사가 사실이라면, '멘붕'(멘탈붕괴의 준말)이 아니라, '새붕'(새누리당 붕괴의 준말)이 올 것"이라며 "황우여 대표가 책임진다는 것은 재밌는 발상이다, 황우여 대표가 박근혜 후보 대신 매를 맞아주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돈누리당'이 됐다"며 "공천장사 문제가 불거진 지 나흘째 됐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황우여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공주마마는 여왕적이고 제왕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