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67년 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가 6일 오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열렸다.
추모제는 합천평화의집(원장 윤여준)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 일본 종교·봉사단체인 '태양회' 등이 맡아 열었다.
이날 추모제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원폭피해자협회 회원과 2세환우 등이 참석했다. 또 하창환 합천군수와 문준희 경남도의원, 권영길 전 국회의원, 이현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 이경희 마산창원진해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고유문 낭독을 시작으로, 천도재, 추모사, 추도사, 헌화, 합창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하창환 합천군수는 "일제 치하에서 강제징용되어 먼저 희생된 영령들의 애도와 함께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피해자들에게도 위로를 드린다"면서 "이번 행사가 원폭피해자의 고통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적장치 마련과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데 마음과 힘을 모으는 매우 뜻있는 자리기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현규 국장은 임채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대신해 읽은 추도사에서 "원폭으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지금도 원폭 피해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7500여 명에 이르는 국내 생존 원폭피해자와 2․3세들을 위로한다"면서 "원폭피해가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인 만큼 범국가적 차원에서 '(가칭)원폭피해자지원법률'을 제정해 원폭 피해자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경남도는 지난해 제정된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조례'를 바탕으로 먼저 원폭피해자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정확한 실태와 지원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는 원폭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잔인한 내림>이 상영되었고, "방사선이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일본 오사카대학 '노무라 타이세이' 교수의 강연에 이어, 김익중 동국대 교수와 주영수 한림대 교수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원폭희생자 추모제는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자 70만 명 중 한국 출신 피폭자 4만 명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열리고 있다. 2010년까지 약 20여년간 '태양회' 지원으로 개최해 오다 2010년부터 합천평화의집에서 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