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가 고령자를 포함한 취약계층자 10명과 함께 재활용수거업체를 만들어 한 해 동안 운영한 뒤 수익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천욱) 비정규직센터가 오는 8일 장학금 전달식을 갖기로 했는데, 장학금 기탁자가 특별한 사람들이다. (유)'다일' 리사이클링(옛 '착한기업 다일 재활용센터')이 장학금 300만 원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다일'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유세종(41)씨다. 그는 쌍용자동차(창원공장) 해고자다. 그는 2009년 파업 당시 노동조합 간부 아닌 조합원이었는데 해고되었다. 그 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창원지회장을 지낸 그는 한동안 해고자들과 함께 쌍용차 창원공장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재활용 수거업체인 '다일'은 2011년 5월에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창원종합운동장 안에 사무실을 두고 500만 원을 들여 중고 트럭(1톤)을 장만했다. 그러다가 '다일'은 2011년 9월 경상남도의 '경남형 예비사회적 기업'에 선정되어, 인건비와 사업개발비를 지원받고 있다.
해고자가 만든 기업이 사회적기업에 선정되었던 것이다. '다일'은 경남도의 지원금으로 고령자를 포함한 사회취약계층자 10명을 고용했다. 상근자 2명은 사무업무와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 '다일'은 창원지역 아파트단지 4곳과 일반 사업장 2곳, 오피스텔 1곳 등과 재활용품 수거 협약을 맺었다. 창원 남산동에 사무실을 두고 김해 흥동에는 재활용품 분류작업장을 두고 있다.
'다일'은 엘지(LG)전자의 '예비사회적기업 성장 지원사업'에 공모했다가 선정되었다. 엘지전자 측으로부터 장비와 차량 지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5톤 트럭을 운행하고 있다.
이들이 요즘 한 달에 올리는 수익금은 1000만 원 정도다. 경남도는 사회취약계층자 10명의 인건비를 지원해주는데 최저임금 수준이다. 이에 '다일'은 경남도로부터 받는 지원비에다 수당을 더 보태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유세종씨는 한때 사업을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지난해 12월경에는 너무 힘들어서 문을 닫을까 하는 고민도 했다"면서 "지금은 사업을 공개적으로 하다 보니 서로 이해하고, 같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올해 봄부터 상황이 나아졌다, 엘지전자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와 사용자는 생각이 180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노동자 입장에서 사업을 구상하거나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생각을 바꾸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회사 상황을 모두 알리고 함께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장학금 기탁에 대해, 그는 "지난해에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씩 모았다, 금액이 많지 않아 부끄럽다"면서 "쌍용차 해고자 자녀와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