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북부해수욕장 백사장이 바다로 전진하고 있다. 충남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안면도 해안선이 평균 26m 후퇴하고, 속초시 장사동 일대는 항 건설 이후 해변이 급격히 축소돼 해안지역 도로는 물론 주택까지 침수 위기에 놓여 있는데 반해 북부해수욕장은 모래사장 폭이 넓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와 태안 등지에서는 해안 침식으로 지역 해변의 이미지 하락과 여름철 해변 경제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포항에서는 백사장 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해수욕장 개발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북부해수욕장 백사장은 지난 5년간 면적이 20%나 늘었다. 포항해양항만청이 2007년 3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56개월간 모니터링을 한 결과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의 폭이 평균 10.2m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약 3천 평)의 땅이 생긴 셈이다.
북부해수욕장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모래사장이 넓어져 유명세를 타면 피서객 유입이 늘고 상권이 활기를 보일 것"이라며 "호텔이 들어서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는 것도 해변 경제적 가치 상승과 맞물린 결과"라고 전했다.
항만청에 따르면 2007년 46m였던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 평균 폭이 2011년엔 56m로 증가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북부해수욕장 중앙의 고층건물 옥상에 비디오카메라 3대를 설치해 약 1km의 해안선을 촬영한 뒤, 영상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래사장 폭의 변화를 분석했다.
극심한 침식으로 해안도로가 붕괴하는 등 북부해수욕장에서 가장 폭이 좁은 배수갑문 주변 백사장은 2007년 폭 17m에서 2011년 34m로 17m 증가했다. 북부해수욕장의 가장 남쪽 백사장인 여객선터미널 옆 백사장은 2007년보다 29m나 늘어나 백사장 폭이 89m였다.
백사장 확대의 원인은 모래 퇴적전문가들은 이런 모래 퇴적의 원인을 항만시설과 방파제, 해안도로의 옹벽 등으로 꼽고 있다. 이런 해양시설물은 해류의 흐름과 파도의 방향과 강도를 교란시켜 침식과 퇴적을 발생시키는데 북부해수욕장은 퇴적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경북도 해양개발과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연안침식과 퇴적의 주요 원인으로 해양시설물을 들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도구해수욕장 등이 침식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그쪽 모래가 북부해수욕장에 퇴적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항만청은 연말까지 해안선 변화 모니터링을 마치고 정확한 원인을 내놓을 방침이다. 항만청 관계자는 "이 현상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편, 항만청이 해안선 변화 모니터링을 하는 해수욕장은 북부해수욕장을 비롯해 도구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용한리 해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