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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시 감사실
안양시 감사실 ⓒ 최병렬

안양시 감사실이 시 산하 청소년사업을 총괄하는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정황을 잡고 한달 가까이 조사를 하고 있는 사실이 표면화되자 안양 여성단체들과 공무원노조가 관련자 파면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안양여성의전화, 안양YWCA, 안양여성회, 안양나눔여성회 등이 참여하고 안양여성연대(이하 여성연대)는 23일 성명을 통해 "안양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여직원 성추행 감사를 둘러싸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엄중히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여성친화도시 지향하는 안양시에 걸맞는 내부 자정 촉구"

여성연대는 성명에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직은 이사장인 안양시장을 대신해 안양에서 각종 청소년 교육총괄을 하는 사실상의 대표자이고 고위직으로 가해자가 대표로서 인사권을 쥐고 있어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직장내 성희롱 사건이다"고 지적했다.

여성연대는 "여성친화도시를 지향하는 안양시에 걸맞는 공직사회 내부의 자정을 촉구한다"며 "여성친화도시의 기본은 여성폭력이 없는 안전한 도시만들기이며 그 무엇보다 공공부문의 모범이 필요한 때에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개탄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연대는 "사건 발생 기관은 청소년기관이기에 가해자가 가벼운 징계만으로 그대로 근무를 하게 된다면 피해자와 제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청소년과 학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은 물론 여성친화도시 안양시에 먹칠을 하게 되는 일이다"며 "안양시가 어떻게 사후조치를 하는가를 주목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이하 안양시지부)도 성명을 내고 "청소년 교육 총괄자로서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기관장이라는 우월적 직위를 이용하여 자행된 성추행에 대해 분노하며 즉각 상임이사의 직위를 해제하고, 결과가 밝혀지는 즉시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안양시지부는 "기관장이 직원에게 가한 성추행도 그러하지만 사건을 제보 받고도 2주 이상 피해자보호 등 기본적인 초동조치 조차 취하지 않은 안양시의 무사 안일한 대응과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행정의 신뢰를 추락시킨 감사실장을 엄중 문책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안양여성연대 관계자들은 23일 오후 최대호 안양시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여직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관계자 처벌을 요구하고 안양시가 앞장서서 직장공간 안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예방을 위해 앞장서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여성연대 "솜방망이 처벌 아닌 일벌백계 모범 보여야"

최병일 안양여성의전화 대표는 "시장 면담 결과 청소년기관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사실에 유감을 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가해 당사자의 처벌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성추행, 성희롱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적극 나설 것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은 현재 안양시청 내 '성희롱 고충상담창구'가 설치되어 있으나 공무원 한명이 업무를 겸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실질적인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직 내부의 성희롱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제보자가 조직내에서 또다른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강구해야 하며 사건이 축소, 은폐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도 했다.

더욱이 관료적인 공직사회 속에서 여성공무원은 사건이 밝혀졌을 때 또 다른 피해가 우려돼 담당 공무원으로 여성폭력 상담이 가능한 인력이 배치되거나, 성폭력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조사에 임해야 하며, 기본적인 상담원 교육 이수 의무화는 필수라는 것이다.

여성연대는 "안양시가 이번 기회에 보다 성평등한 지역사회 건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안양시가 앞장서서 직장공간 안에서 성희롱을 용서하지 않는 조직문화 조성과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일벌백계가 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여성연대가 발표한 성명
안양여성연대가 발표한 성명 ⓒ 최병렬

안양시, 성추행 있었던 것으로 판단 "해임 수순 밟겠다"

"(조사) 다 끝났다. (성추행 행위의) 경중은 있으나 몸을 만진 것은 사실이다. 언론에 터지고 여성단체, 노조에서도 문제 삼고 있다. 청소년 사업을 총괄하는 운영자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본인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시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 안양시 관계자

안양시 감사실은 지난달 17일 재단 모 팀장의 석사논문 통과를 축하하는 회식자리에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던 상임이사는 "어깨와 허리에 손을 올리기는 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직원은 초기에는 추행사실이 있다고 조사과정에서 진술했으나 이후 이를 번복했다. 하지만 감사실은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해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는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양시와 안양시장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안양시장은 지난 21일 상임이사를 불러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사건의 파장과 심각성을 설명하고 자진 사퇴를 종용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24일께 상임이사의 직무정지를 내리고, 이사회를 소집하여 해임 절차 수순을 밟는다는 방침이다. 해당 상임이사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양시청소년육성재단은 동안·만안 2개의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운영하는 등 안양시 청소년사업을 총괄하는 곳으로 상임이사가 당연직 이사장인 안양시장을 대신하여 인사권을 가진 사실상의 대표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상임이사는 공무원, 교수, 교장 등 교육 및 청소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재단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안양시장이 임명(위촉)하며 해임(해촉) 또한 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안양#성추행#청소년육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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