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운동의 원로이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70) 신부가 오는 26일 은퇴미사를 갖는다.
함세웅 신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신당6동 청구동성당에서 은퇴를 공식으로 알리는 '이임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청구동성당은 그가 주임신부로 있는 곳이다. 앞으로 그는 신부가 아닌 '원로사목자'로 활동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창립... 박정희 정권 때 두 차례 감옥가기도함 신부는 은퇴 후에도 현재 재임 중인 단체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10·26재평가와 김재규 명예회복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시민사회 원로원탁회의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함 신부는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 군 생활을 마친 후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로마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유학생활 중인 1968년 6월 29일 사제 서품을 받았다. 로마에서 귀국 후 연희동성당에 보좌신부로 부임했고, 당시 일본에서 납치됐다가 돌아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정희 정권 때 각계 인사들이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대거 구속된 사건을 목격한 함 신부는 1974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창립해 본격적인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3·1 명동 미사사건 등으로 인해 두 차례 투옥됐다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12월 8일 긴급조치 9호 해제와 함께 석방됐다. 감옥을 나온 뒤 박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씨 구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함 신부는 민주화운동 이후에도 사회를 향해 여러 목소리를 내왔다. 2008년 한미 쇠고기 재협상 문제로 촛불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여론을 경청할 것을 요구하면서 촛불시위 지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