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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4·11 총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하고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27일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앞서 새누리당이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의 '뇌물공천 파문'으로 당했던 공세를 되갚는 모양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핵심세력인 친노계와 인연이 깊은 인사인 양씨가 민주당 공천을 약속하고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며 "검찰은 민주당에서 무슨 말이 나오든 위축되지 말고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특히, 양씨와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의 친노 성향을 강조했다. 그는 "양씨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방송연설기획실장 등 당직을 지냈고 문성근 상임고문이 시작한 '국민의 명령'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또 "<라디오21>은 2002년 대선 당시 문성근 고문, 배우 명계남씨,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과 함께 만들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매체 <노무현 라디오>가 정식 개국한 방송"이라며 "양씨가 받은 거액의 투자금이 민주당의 공천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그 당의 4월 총선 공천을 친노세력이 좌지우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양씨가 무슨 이유로 수십억 원이란 돈을 받았는지, 그 돈이 민주당 공천과 관련이 있는지, 그 돈이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도 넘어갔는지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검찰에 정치적 압력을 가할 생각 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철우 "민주당이 하면 로맨스고 새누리당이 하면 불륜인가"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자료 사진)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자료 사진) ⓒ 유성호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론관 브리핑을 열어 "무려 수십억 원의 공천비리 의혹인데 민주당 지도부가 사전에 인지했는지 밝히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 원내대변인은 "지난번 당직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한달 동안 쉬쉬했던 민주당이 이번 사건 역시 은폐했을 것이란 의혹이 있다"며 "문제가 된 양씨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상당히 접근했다가 마지막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뇌물공천 의혹이 불거진 후)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퍼부은 파상공세를 감안하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보다 훨씬 많은 액수가 터졌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조용하다, 민주당이 하면 로맨스고 새누리당이 하면 불륜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치권에 공천관련 금품수수의혹이 연일 제기돼 국민들 뵙기가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단편적인 사실 관계나 의혹만 갖고 일일이 논평하지 않겠지만 민주당이 자당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물타기 수사'라며 선을 긋거나 검찰을 비난하는 건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오히려 민주당과의 관련성이 논란이 된다면 검찰에 대하여 더욱 엄정한 수사를 자청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라며 "민주당이 없는 사실을 뒤집어 씌우는 물타기 수사, 정치검찰이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국민들 중에 그것을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새누리당 수사는 부산지검에서 하더니... 기획수사 냄새 난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개인 비리 의혹 사건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또 새누리당 '뇌물공천' 사건은 이례적으로 부산지검에서 수사하면서, 양씨 관련 수사를 대검 중수부에서 진행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은 언론에 '공천헌금'을 언급하면서 양씨와 민주당의 공천거래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려 하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양씨 본인도 당사자 간 투자 약정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공천과는 관계가 없는 개인 비리 의혹 사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애먼 곳에서 숭늉 찾지 말고, 기존의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장사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검찰은 이 사건으로 새누리당 불법 비리 사건을 물타기 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MB정권비리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이재화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비례대표 돈공천 사건은 선관위가 대검에 수사의뢰했음에도 부산지검에 이송하더니, <라디오21> 양경숙 사건은 첩보만 입수한 사건임에도 중수부가 직접 수사한다"며 "정치적 '기획수사' 냄새가 난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양경숙씨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도 아님에도 민주당의 공천헌금 사건처럼 (검찰이) 언론플레이(하고 있다)"며 "정치검찰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천헌금#민주당#친노#라디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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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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