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수감된 대구 한 장애인단체 대표가 평상시 복용하던 진통제가 반입되지 않아 심한 통증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애인단체가 권재진 법무장관의 집을 찾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장애인차별감시연대 회원 7명은 지난 30일 오전 1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 권재진 장관의 면담을 요구하고 이 단체 대표인 최창현씨에 대해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대표는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움직여야 할 정도의 중증장애인(뇌성마비 1급)으로 지난 6월 대법원으로부터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6월 대구교도소에 수감되었으나 지금은 포항교도소로 이송해 수감중이다.
최창현 대표는 장애인단체를 이끌면서 지난 4월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명시한 것에 대해 항의해 휠체어를 타고 대구를 출발해 대마도를 돌아오는 휠체어대장정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지난 2008년 대구시장을 상대로 장애인복지와 인권에 대해 시위를 벌이던 중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로 경찰차량을 파손하고 경찰관에게 돌진해 발가락을 골절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었다.
포항교도소에서 의료처우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평상시 복용하던 진통제도 반입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수감 이후 허리 통증이 심해져 휠체어에 앉지 못하고 누워서만 지내고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주장이다. 여기에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신약 진통제는 몸에 맞지 않지만 억지로 먹게 해 위가 나빠져 1주일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한 관계자는 "최 대표가 상태가 악화돼 지난 8월10일부터 16일까지 포항의 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 후 재수감됐다. 아픈 곳이 재발해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나 교도소에서는 재입원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4일 최 대표를 진료한 의사에게서 '통증이 재발하고 위가 나빠져 식사를 못하고 구토를 하는 등의 경우에는 대형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교도소 담당의사한테 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감시연대는 대학병원에서 정밀진료를 허가하고 최 대표가 평소 복용하던 한약 반입 등 한방진료를 허용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상식적인 의료조치 요청이 묵살되고, 환자의 통증을 무시하고 생명만 유지하는 선에서 진통제주사 정도로만 의료조치를 한다는 것은 고문과 다를 것이 없다"며 포항교도소와 법무부장관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포항교도소 의료담당 관계자는 "음식을 못먹을 경우에는 바나나 등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음식을 반입해주어 건강할 수 있도록 돌보고 있다"며 "매일 건강을 체크하고 양약으로 치료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한약반입을 불허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한약의 경우 약 성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불허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