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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 모습.
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 모습. ⓒ 오문수

킬리만자로 정상 등정과 암보셀리 국립공원 관람을 마친 일행은 귀국하기 위해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이동했다. 시간은 오후 2시쯤.  나이로비로 가는 길은 입국할 때 보았던 길과 사뭇 다르다. 입국할 때는 새벽이라 차가 그리 많지 않아 시내를 금방 빠져 나가 탄자니아로 갔지만 교통체증이 심하다. 평소 같으면 15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한 시간도 넘게 걸렸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나이로비는 '시원한 물'을 뜻하는 마사이어 '에와소 니이로비(Ewaso Nyirobi)' 또는 '엥카레나이로비(Enkarenairobi)' 에서 현 지명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나이로비의 인구는 250만에서 300만 정도로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해발 1700m로 이 지역에서 가장 고지대에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교통체증 모습. 15분 거리를 한 시간 걸려 도착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교통체증 모습. 15분 거리를 한 시간 걸려 도착했다 ⓒ 오문수

1899년 몸바사와 캄팔라를 잇는 우간다 철도 건설을 위한 조달 기지로 세워진 것이 유래가 되어 20세기 초 전염병과 화재 이후 완전히 재건되어 오늘날의 대도시에 이르고 있다. 1907년 영국령 동아프리카 보호령의 수도가 되었고 1963년 케냐의 독립과 함께 케냐의 수도가 되었다.

TV에서 보는 케냐의 모습은 나무울타리가 쳐진 허름한 집에 쇠똥을 발라 사는 것으로 보도된다. 방송매체에 보도되는 마사이 족이나 오지에 사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일반인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저런데서 어떻게 살지?" 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그럴까?

일행이 케냐와 탄자니아를 방문한 목적은 킬리만자로 등정이라 오지의 원주민과 직접 상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로 주변과 나이로비에서 본 빌딩에서 감상적으로만 대해서는 안 될 듯하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발전된 모습에 놀라

국제통화기금이 2011년에 보고한 세계 각국의 GDP순위를 보면 1위가 미국, 대한민국이 15위, 케냐가 85위다. 꼴찌 투발루가 179위이니 케냐는 제법 괜찮은 순위다. 쭉쭉 뻗은 도로망과 높이 솟은 고층빌딩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도청 소재지 모습과 흡사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에 있는 마사이 마켓
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에 있는 마사이 마켓 ⓒ 오문수

 아이 엄마가 사탕수수를 물고 걸어가고 있다
아이 엄마가 사탕수수를 물고 걸어가고 있다 ⓒ 오문수

일행과 혼자 떨어져 시내 구경을 나섰다. 마사이 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마사이마켓을 가니 그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엄청 싸다. 몇 가지 선물용 물품을 사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시내버스에 커다란 글씨로 KBS가 적혀있다. 호기심이 나 사진을 촬영하고 가까이 다가가  버스 옆면에 써진 글자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케냐 버스 회사(Kenya Bus Service Management Ltd)'의 약자다. 시내에는 수 십대의 KBS가 굴러다닌다.

 나이로비 거리에는 여러대의 KBS가 있다. 그러나 KBS는 케냐 버스회사의 영문약자 표기였다
나이로비 거리에는 여러대의 KBS가 있다. 그러나 KBS는 케냐 버스회사의 영문약자 표기였다 ⓒ 오문수

 길거리에서 소세지를 파는  장사치
길거리에서 소세지를 파는 장사치 ⓒ 오문수

일행이 점심식사를 한 곳은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전주에서 왔다는 식당주인인 자비량 선교사가 운영하는 곳. '안' 선교사가 운영하는 '해피 앤 러브(Happy & Love)' 식당의 남편은 공무원이었다가 나이로비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현지 종업원들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안' 선교사 남편의 설명이다.

한국인의 저력에 놀라다

"자비량 선교는 자신이 돈을 직접 벌어 선교하는 곳입니다. 처음 나이로비에 왔을 때 가난한 현지인들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그들 중 몇 명이 사진을 찍었으니 돈을 내라는 거예요. 돈을 주지 않자  떼로 몰려와 위협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너희들한테 돈 몇 푼 주려고 온 게 아니고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려고 왔다고 설득했죠.  그들 중 몇 명이 개종하고 종업원이 됐어요"

한국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음식으로 유명한 전주분들이라서 그런지 맛도 뛰어나다. 그동안 한국음식이 그리워서인지는 몰라도 국내 식당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한국식당에서 오랜만에 포식하는 일행들
한국식당에서 오랜만에 포식하는 일행들 ⓒ 오문수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 기념 플래카드에 기념 사인하는 일행들
엄홍길대장과 함께하는 킬리만자로 등정 기념 플래카드에 기념 사인하는 일행들 ⓒ 오문수

땅콩, 호박부침, 석이버섯, 김치찌개, 된장찌개, 감자, 고추, 고구마줄기, 총각김치, 소고기, 탕수육, 배추김치, 채김치, 꽈리고추, 절임고추, 소고기 부침개, 고추튀김, 소고기 주물럭, 수육. 오랜만에 포식을 한 일행은 일부는 쇼핑을 하고 일부는 호텔로 돌아와 저녁 만찬에 대비했다. 

저녁에는 나이로비에 있는 사파리 파크호텔 노영관 전무가 일행을 초대해 만찬을 벌였다. 사파리 파크호텔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로 나이로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6만평이나 되는 호텔은 오래전에 파라다이스 그룹 전낙원 회장이 세웠다. 전 회장은 엄홍길 대장과 인연이 있었고 이런 사실을 아는 노영관 전무가 일행을 초대해 칵테일파티를 벌여줬다.

 사파리 파크 호텔에서 열린 원주민들의 춤 공연
사파리 파크 호텔에서 열린 원주민들의 춤 공연 ⓒ 오문수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파리파크 호텔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원하는 만큼의 고기를 썰어준다. 일행은 처음 먹어보는 고기와 술에 취해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파리파크 호텔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원하는 만큼의 고기를 썰어준다. 일행은 처음 먹어보는 고기와 술에 취해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 오문수

원주민 무용단의 춤에 곁들여 나오는 술과 안주는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테이블 주위를 돌며 끊임없이 나오는 바비큐 고기들에 휘둥그레진 일행들은 술과 안주에 취해 여행의 노독을 풀었다. 종업원들은 꼬치에 꿰인 고기를 썰어주며, "돼지고기? 악어고기? 낙타고기? 타조고기? 등을 한국말로 말하며 주문을 요구한다.

아프리카 먼 나라까지 와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최대 호텔의 만찬을 즐기며 뻗어가는 한국의 국력을 피부로 느꼈다. 케냐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아프리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귓가를 맴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문화촌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나이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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