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 당시 금강 지류 지천에 대한 보강공사 중 하나로 합수부에 하상보호공이 설치됐다. 하지만 4일 대교천을 찾아가 보니 금강 대교천 보행교의 하상보호공은 유실되고, 대교천 주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의 밑동은 3m가량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방이라도 다리가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이 와중에 출입통제조차 이뤄지지 않아 이용객의 안전까지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심현정 녹색연합 간사 등과 함께 장마로 인한 피해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찾은 대교천.
대교천에 있는 보행교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태롭게 서 있었다. 좌안과 우안의 사석은 유실되고, 소하천에서 합류하는 하상보호공도, 교각보호공도 유실된 채 널브러져 있었다. 또한, 상류에서 흘러내린 모래가 퇴적되면서 흡사 폭탄을 맞은 것처럼 보였다.
이곳은 공사 초기부터 보호공이 유실되면서 보강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던 구간이다. 가장 최근의 보강 작업은 지난 8월 15일에 이뤄졌다.
"물 빠지면 더 큰 피해 드러날 것"
지난해 5월, '홍수를 대비한 지천 중심의 하천환경 현장 시민공동조사단'은 대교천을 방문해 "국토부가 금강살리기와 관련해 30여 개 지천에 설치한 돌보(하상보호공)는 아무런 대책 없이 불필요한 지역에 설치된 것"이라며 "90% 이상 유실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시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금강 합류 지점마다 하상보호공을 설치했는데, 향후 다 유실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지금 금강은 일부 재퇴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준설은 의미가 없다, 국민들의 막대한 혈세만 낭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장마가 닥칠 경우, 대교천 아래에 설치한 자전거도로 접속 부위인 양쪽이 유실이 돼 다리만 덩그러니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찾은 현장은 박창근 교수의 진단이 사실로 드러났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세종시 내에 있는 하천과 자전거도로 등을 관리하는 세종시 재난방재과와 건설도시국 자전거문화계 담당자들은 대교천 주변 시설물들이 유실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자전거문화계 이우영 주사는 "4대강 사업으로 준공이 끝난 시설물이라 세종시 재난방재과 하천관리계와 상의해 공사업체에 하자 보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지금은 관리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없지만, 물이 빠지고 나면 역행 침식이나 각종 보호공의 유실, 제방사면의 유실 등 피해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본류를 중심으로 강으로 들어오는 지류 하천은 대부분 침식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준설을 마친 금강은 25%의 재퇴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예산을 잡아먹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