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두고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내놓은 '물리적 거세' 법안을 두고 트위터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아동·여성 성범죄 근절 특별위원회 소속 박인숙 의원 외 19명은 지난 4일 '성폭력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외과적 치료'란 재범 위험이 농후한 성범죄자를 상대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는 '고환'을 수술로 제거해 성충동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화학적 거세'라 불리는 성충동 약물치료를 확대 시행키로 한 것보다 더욱 강력하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이기도 한 박 의원은 "약물내성, 치료단절 시 발생하는 성충동력 등 문제점이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며 "상습 범죄로 교화나 재활을 기대할 수 없고 재범 위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이 법안을) 적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한국, 세계 인권사에 금자탑 쌓겠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트위터에는 법안 내용 및 발의자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물리적 거세' 법안과 관련해 "봉건적 신체형의 부활"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5일 자신의 트위터(@unheim)를 통해 "이슬람 국가의 참수형, 투석형, 절단형, 싱가포르의 태형과 더불어 한국이 고환제거형으로 세계 인권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을 쌓겠다"라고 비꼬았다.
"신체절단형이 부활하면, 이제 고환만 자르겠어요? 힘 가진 여성이 청소년 남자 추행하면, 이제 자궁을 들어내자고 할 겁니다. 강력사건 터질 때마다 잘라도 되는 부위의 리스트가 늘어나겠죠."진 교수는 이어 "정치적, 사법적, 문화적 의식의 가장 후진적 층위의 저열한 복수본능에 의뢰해 잠깐 인기 좀 끌어보겠다는 한심한 짓"이라며 "기껏 국민 혈세 받아서 이런 법안을 내는 의원은 뇌를 거세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배우 김규리·김정길 전 장관 등도 비판 동참다수의 트위터 이용자들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법안을 비판했다. 배우 김규리(@kimQri)씨는 "신체절단형 난 반댈세~ 유신이 부활하면 아무나 멍에 씌워 절단해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jkkim45)은 "성범죄증가 처방이 억압과 사형인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을 때 모든 범죄는 줄어든다"라고 강조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유럽에서 화학적 거세를 한 남성이 도구를 이용해 여성을 성학대한 혐의로 체포됐다"며 "결과적으로 여성을 폭력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적 토양이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위터 사용자 mett*****은 "법안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제수를 성폭행한 자와 당내의 유경험자들에게 우선 '베타 테스트(시험)'한 후에 통과여부를 결정할 것을 '강추(강력추천)'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은 '공감한다'며 그의 글을 리트윗(재전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