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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1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18대 대통령선거가 오는 10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디데이를 100일 앞둔 현재 대권에 가장 근접한 후보라면 단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로 꼽힌다.

강력한 경쟁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은 아직 출마선언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지역별 순회 경선을 하며 '바람몰이'를 시도했지만 모바일투표 논란 등으로 깊은 내상을 입은 상태다. 당장 9일 오후 열린 대전·충남·세종 경선에선 물병과 계란이 당 지도부를 향해 투척됐다.

반면, 박 후보는 지난달 20일 전당대회 후보지명 이후 숨 가쁜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보수·장년층을 위주로 한 자신의 견고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진보성향 계층까지 끌어안는 외연 확장 전략이다.

실제로 박 후보는 악재로 예상된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마저 뛰어넘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와 <중앙일보>가 지난 6~7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는 안 원장(44.3%)과의 양자대결에서 4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불출마 종용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인 4~5일 실시된 같은 조사보다 불과 1.2% 포인트 밖에 하락하지 않은 것. 안 원장 역시 같은 조사보다 1.1% 포인트 하락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 포인트)

박 후보 측은 추석 연휴(28일~10월 1일) 전까지 전방위적인 민생행보를 통해 야권 대선주자와의 거리를 더욱 벌리겠단 계획이다. 본선에서 맞붙을 상대 후보가 결정되지 않아 유일한 본선 후보인 박 후보에게 시선이 쏠리는 지금 최대한 점수를 많이 벌어놔야 한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 한 인사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 후보도 결정되지 않았고 안철수 원장도 (대선 정국에) 나서지 않은 지금이 박 후보의 황금기"라며 "지금 바짝 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추석이 지나기 전에 50%가 넘는, 견고한 지지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전 50% 지지율 넘어야 하는데... 발목 붙잡는 내부 '복병'들

경찰 불심검문 2년만에 부활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역 인근에서 경찰관이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이날 경찰청은 '묻지마' 범죄와 아동 성폭행 등 강력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방범 활동 차원에서 이달부터 대로상에서 불심검문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을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경찰 불심검문 2년만에 부활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역 인근에서 경찰관이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이날 경찰청은 '묻지마' 범죄와 아동 성폭행 등 강력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방범 활동 차원에서 이달부터 대로상에서 불심검문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을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근혜 후보를 막는 이들은 내부의 '복병'들이란 얘기가 나온다.

대표적인 복병이 바로 아동 성폭행 등 흉악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경찰청의 '불심검문' 부활이다. 박 후보 측 한 인사는 "후보의 사형제 존속 발언은 최근 여론 추이를 볼 때 그다지 피해를 입을 만한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경찰의 불심검문 부활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한 뒤, 경찰청에서 '불심검문'을 대책으로 내놓았다"며 "불심검문의 효과도 의문시되지만, 과거 1970~1980년대 불심검문을 당한 바 있던 이들은 소름이 저절로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후보는 중도·진보계층으로 끊임없이 확장하려고 노력 중인데 유신 및 군사독재정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자충수란 얘기였다.

크게 논란이 된 '물리적 거세법'도 같은 경우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4일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교화나 재활이 불가능한 성범죄자에 대해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본인 동의 유무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없는데다 전근대적인 형벌제도인 신체형벌을 부활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 아동 성폭행범죄 등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이 높은 상황에 기댄 '포퓰리즘 입법'이란 비난도 받았다.

후보가 단호한 법치를 강조하더라도 너무 나아간 법안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황우여 당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에서 "생애 최초로 입법하시는 의원들도 많은데,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여론으로 이렇게 갈 수 있지만, 최소한 10년을 내다본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며 사실상 '물리적 거세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경제민주화 논란'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선공약을 입안할 '국민행복추진위원회'와 대선공약을 입법화할 원내지도부가 충돌한 것은 심상치 않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예산당정회의에서 "정치판에서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니 포퓰리즘 경쟁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기업의 의욕이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상식 이하의 주장"이라며 이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게다가 두 사람 간의 설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이 원내대표는 재벌기업에 오래 종사했기 때문에 그쪽의 이해를 대변한다"고 비판했고 이 원내대표는 이에, "김 위원장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박 후보가 "두 사람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이 있는 건 사실인 셈이다. 이는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당내 세력 갈등으로도 비쳐진다.

한 친박 인사는 "후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경제민주화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후보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데도 신규 순환출자 금지 외에 다른 언급을 직접적으로 안 하는 배경에 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철수 프레임 뛰어넘기 위해 국정책임자 능력 보여야"

 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박 후보 본인이 넘어야 할 걸림돌도 있다. 당내에선 비박(비박근혜) 대표주자인 이재오 의원과의 화해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박 후보는 손을 내밀고 있으나 이 의원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 오히려 이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부녀간 인륜보다 정의가 우선"이라고 글을 남기는 등,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박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한 인사는 "이재오 의원 본인은 선거에서 돕지 않더라도 이 의원을 따르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도울 길을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친박 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같이 손잡는 게 아름다운 일인 것은 맞다"면서도 "이 의원이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대세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당 밖으로는 안철수 원장의 '구 정치세력' 프레임에 대응하는 것도 숙제다.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최근의 불출마 종용 논란으로 박 후보의 통합·광폭 행보가 좀 더 가열하게 가야 할 상황"이라며 "안 원장 측은 '이벤트 정치'를 통해 '올드 앤 뉴'로 구도를 나누려고 하는 만큼 후보는 국정책임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동시에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안철수 #새누리당 #물리적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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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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