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내년 3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시행키로 함에 따라 공장 설립 45년 만에 '밤샘 근무'가 없어지게 됐다.
(관련기사:밤샘근무 사라지는 현대차... 울산 밤문화가 바뀐다?)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온 밤샘근무가 없어지지만, 막상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는 고민이 하나 더 늘게 됐다.
오후 3시 2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10분까지 9시간을 일하는 오후조일 때의 퇴근 수단이 막막하기 때문.
현대차는 그동안 정규직에만 출·퇴근버스를 제공하면서 비정규직은 배제해 왔고, 내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한 임단협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새벽 1시 10분에 근무를 마치는 보름간은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운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은 1차 하청업체, 2~3차 협력업체, 아르바이트 등을 합쳐 모두 8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현대차가 울산시에 시내버스 연장 운장을 건의했지만, 울산시가 "특정 회사 위해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불가 입장을 내놓았다.
현대차 울산공장 경유 20여 개 노선, 11시 30분 운행 끝나울산 북구 양정동에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경우하는 시내버스는 20여 개 노선이며 직원들이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은 정문 앞, 2공장, 4공장, 출구사무소 등 4개다. 하지만 이 정류장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밤 11시 30분이면 운행이 끊긴다. 이 때문에 새벽 1시 10분에 일을 마치고 나온 비정규직은 퇴근버스와 시내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없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운전을 해야 한다.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거지는 북구, 중구, 동구, 남구 등 다양하며 만일 택시를 탄다면 심야할증료를 포함해 5~8천 원가량 요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김상록 정책부장은 "임금도 그렇지만, 출·퇴근버스 이용 등 비정규직에 가해지는 차별이 상존해 왔고, 당장 내년 3월부터 비정규직들의 추가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며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버스운전자 노동 환경은 생각 안 하나"울산시는 현대차 주간연속근무를 위해 시내버스 연장이 불가한 이유에 대해 "시내버스 운전자의 노동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12일 "현대차의 건의를 받아, 이 문제를 시내버스 노조와 협의했다"며 "하지만 도저히 실현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울산 시내버스 운전자들은 2교대로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운행을 하는데 연장 운전을 한다면 다음날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현대차 직원의 편의를 위해 버스노동자 건강권을 해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만일 연장 운전을 하려면 시내버스도 3교대를 해야 하는데 현대차 직원들의 1~2시간 편의를 위해 현재도 적자인 시내버스에 예산지원을 할 수는 없다"며 "만일 연장 운전을 하려면 현대차가 그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