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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올림픽'으로 불리우며 지난 열흘동안 제주 서귀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WCC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오늘(15일) 폐막하는 가운데 결의안 채택과정 중 진통을 겪었던 '강정결의안'(Motion 181)에 대해 최종투표 결과 부결로 결정됐다.

 모션181번 '강정결의안' 최종투표결과, 왼쪽이 정부기관 투표율이며, 오른쪽이 투표권이 있는 회원들의 투표율이다.
모션181번 '강정결의안' 최종투표결과, 왼쪽이 정부기관 투표율이며, 오른쪽이 투표권이 있는 회원들의 투표율이다. ⓒ 백가윤

결의안 상정에는 안건에 대한 모션번호(Motion No.)가 주어지며, 컨택트 그룹을 만들어 만약 결의안에 반대의견이 있는 정부기구나 단체가 있다면 찬·반이 토론을 한 뒤 합의에 돌출하지 못할 시에 본 회의에 상정하여 표결로 결정한다.

당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대립할걸로 예상되어 결의안 상정에 대한 컨택트 모임이 12일 오전에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반대 측인 정부는 결의안 발의자인 CHN(Center for Human and Nature)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결의안 상정 철회를 위한 표결을 신청했고, CHN과 환경활동가들의 반발에 힘입어 압도적인 반대표를 받아 부결됐다. 공신력 있는 국제 환경단체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는 듯한 행동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산 셈이다. 이 후 수 차례 컨택트 모임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결의안 발의에 대한 투표는 의결권이 있는 정부기관이 50%, IUCN 회원 50%의 비율로 투표하여 양측 모두 과반 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투표에서는 정부기관이 찬성 20표(22.73%), 반대 68표(77.27%), 기권 60표였으며, 회원은 찬성 269표(69.15%), 반대 120표(30.85%), 기권 128표로 정부기관의 찬성표가 과반에 미치지 못해 결의안 통과가 이뤄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투표율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본다면 양측 모두 기권표를 투표율에 삽입시키지 않았다는 점에 눈에 띈다. 유독 정부기관 쪽에 기권표가 반대표수와 맞먹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가시지가 않는다.

한편 일찌감치 WCC 행사장인 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결의안 통과 기원 1천배를 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과 지킴이들은 부결되었다는 소식에 한때 허탈감이 나돌며 서로를 위로 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환경 NGO 단체 회원들의 수 많은 찬성표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 강정마을에 대해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희망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강정마을 관련 발언을 했던 전력이 있거나 활동을 한 외국 환경활동가들에 대해 입국거부 조치를 한 점에 대해서 행사 주관단체인 IUCN이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참가자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이른바 '반쪽 짜리 행사'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고 폐막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WCC#IUCN#강정마을#해군기지#강정결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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