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민사회진영과 노동계,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아래 KAI)의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1차 매각이 유찰된 지 보름여만에 2차 매각공고를 내 '수의계약 의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 등 KAI 주주협의회는 17일 재매각 공고를 냈다. 이번 매각공고의 접수 마감일은 27일 오후 3시까지다. 이번 2차 매각 공고는 지난 1차 매각이 유찰된 지 보름여만이다.

1차 매각은 지난 8월 31일 있었는데, 대한항공(한진그룹)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던 것이다. 국가계약법에 보면,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는 2개사 이상이 참여해 유효경쟁이 되어야 한다. 2차 매각에서도 유효경쟁이 되지 않으면 3차부터는 수의계약 할 수 있다.

2차 매각에도 대한항공만 응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까지 입찰에 응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에서 개발한 국산 고등훈련기 T-50.
 한국항공우주산업(주)에서 개발한 국산 고등훈련기 T-50.
ⓒ 허귀용

관련사진보기


"피가 끓는 심정으로 분노 ... 즉각 매각 중단해야"

2차 매각공고를 하자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노동조합 비상투쟁위원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즉각적인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KAI 지분매각은 정권말 특정재벌에 대한 노골적인 특혜주기이며, 항공산업 발전을 외면하고 매각 성사에만 눈먼 탁상행정의 결과이며, 기업가 정신이 결여되고 자질이 부족한 부적격 경영자의 야욕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1차 입찰에서 대한항공만 응찰하여 유찰되었고 2차 입찰에서도 대한항공만 응찰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2차 공고를 내고 일정도 촉박하게 계획한 것은 정권 임기내 수의계약을 통해서라도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정권의 다급하고 초조한 모습의 반증이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일정이 늦어지면 국정감사 등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주국방, 항공산업 위협하는 KAI 민영화 즉각 중단하라"

노조는 대한항공도 비난했다. 노조는 "대한항공과 조양호 회장은 그동안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했고 오히려 부실한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정부는 자주국방, 항공산업을 위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를 즉각 중단할 것"과 "대한항공의 인수참여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는 KAI 주식 41.75%를 매각한다는 방침인데, 매각가는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분 26.41% 중 11.41%와 삼성테크윈 10%, 현대차 10%, 디아이이피홀딩스 5%, 오딘홀딩스 5%, 산업은행 0.34%의 주식을 매각한다. KAI는 이밖에 우리사주 7.9%와 기타 35.34%의 주식으로 되어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한국정책금융공사#KAI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