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그랬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내는 살면서 "남자들은 철이 없다니깐…"이란 말을 넘어 간혹 이렇게 확인했다.
"당신이 철없을 걸 알고 아버님께서 이름에 '철'자를 붙였나 봐요. '현철'이라고…."그러니까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철든 사람'을 의미한다. 어느 새 오십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얼굴을 책임져야 할 세월 앞에서 더욱 더 진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난 주말, 경남 합천이 초청하고 경남도민일보의 갱상도문화공동체가 주관한 1박2일 블로거 팸 투어가 있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모산재였다. 모산재를 오르내리는 '산행 길'은 나를 가르치고 있었다. '사람이 되어라'고.
모산재가 던진 저질 체력에 대한 자연의 계시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이었던 제 16호 태풍 산바 전야의 하늘은 흐렸다. 하지만 모산재로 오르는 초입 등산로는 귀여웠다. 나무로 만든 길 안내판이 해학적이었다. 게다가 등산객의 목마름을 짧은 순간에 해소시켜 줄 포장마차까지 있어 운치까지 넘쳤다.
"모산재 오르는 길 장난 아닙니다."안내인은 겁을 잔뜩 주었다. 역시나 길은 시작부터 밧줄이 매달린 돌로 넘쳐났다. 가파른 계단까지 있었다. 자연스레 헉헉 댔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한 저질 체력이 원인이었다. 생명이 다하는 날가지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하라는 자연의 계시이기도 했다.
아리랑 고개 넘듯 살랑살랑 넘어가는 여유로운 길
산행 길은 흙길과 돌길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로 인해 지루함이 줄었다. 그 길은 뜻하지 않게 자신감을 선사했다. 그러자 모산재가 새롭게 보였다. 나무도 다양했다. 야생화도 피었다.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있었다.
"모산재 산행 길은 힘든 것 같으면서도 아리랑 고개 넘듯 살랑살랑 넘어가는 여유로운 길 같아요."앞서가던 일행의 모산재 길에 대한 평이었다. 듣고 나니 덩달아 몸도 마음도 발걸음도 가벼웠다. 바위는 앉아 쉴 의자가 되었다. 바람은 쌓인 마음을 수다로 비워 낼 친구가 되었다. 땀은 자연과 하나 되는 도구였다. 모산재 산행 길은 세파에 찌든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리고 있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스승이었다, 산행 길은 이런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