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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회견을 마친 박 후보가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회견을 마친 박 후보가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24일 오전 9시 55분]
박근혜 "딸이 아버지 무덤에 침 뱉긴 원치 않을 것... 이제는 과거에서 미래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런,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믿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5.16 쿠데타나 유신 등이 박 전 대통령의 고뇌 끝에 내려진 결정이란 입장은 그대로였다. 그는 "60, 70년대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절대빈곤과 북한의 무력위협에 늘 고통 받고 시달려야 했다"면서 "아버지에겐 무엇보다 경제발전과 국가안보가 가장 시급한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기적적인 성장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는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받은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발전과 국가안보라는 '목적'을 위해 쓰인 '수단'으로 인해 발생한 희생이란 설명이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박 후보가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박 후보가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그는 "5·16 이후 아버지께선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고, 유신시대에 대해선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하셨다"며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고뇌와 목표, 진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듭되는 역사인식 논란으로 기자회견까지 연 자신의 고뇌도 애기했다. 박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면서도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이 저에게 진정 원하시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할 수 없었다, 어머니·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의 눈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자신의 고뇌를 설명하는 부분부터 붉게 충혈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물은 끝내 흘리지 않았다.

"과거의 아픔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할 것"

박 후보는 자신이 대선 슬로건으로 내세운 '100%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공존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말씀드린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은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비전"이라며 "100% 대한민국은 1960~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을 받았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동참하여 주실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은 힘드시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혁당 사건 유족 등 유신체제의 피해자들과 만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박 후보가 연단 앞에 서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박 후보가 연단 앞에 서고 있다. ⓒ 남소연

박 후보는 또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서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 국민대통합의 위에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이제는 서로 존중하며 힘을 합쳐 더 큰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다,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없이 당사를 떠났다. 기자들이 그의 뒤를 쫓아나가며 "이번 사과가 마지막이냐", "추가 사과는 없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말씀드린 내용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앞으로 실천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저의 진심을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도중 박 후보가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도중 박 후보가 잠시 눈을 감고 있다. ⓒ 남소연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비전과 민생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런데, 과거사 논쟁으로 인해 사회적인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우리 현대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계가 인정하듯이, 건국이후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저는 이러한 성취를 이루어낸 우리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하지만, 압축적인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론 굴곡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1960-70년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60~70년대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절대 빈곤과 북한의 무력위협에 늘 고통을 받고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는 무엇보다도 경제발전과 국가안보가 가장 시급한 국가 목표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 받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5.16 이후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 고 하셨고, 유신시대에 대해서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고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목표와 고뇌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라고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 역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말씀드린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은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비전입니다.

100% 대한민국은 1960~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을 받았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동참하여 주실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드시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서,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대통합의 위에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민들께서 저에게 진정 원하시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시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참 많은 분들이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서로 존중하면서 힘을 합쳐 더 큰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이제 국민을 저의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면서 국민의 삶과 행복을 지켜드리는 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로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도 저와 함께, 과거가 아닌 미래로 국민대통합의 정치로 함께 나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근혜#대선후보#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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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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