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드럼세탁기에 들어가는 세제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6일 대형마트 및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드럼세탁기용 세제 16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평가한 후 이 같이 밝혔다. 소비자원은 세탁물을 1회 세탁할 때 필요한 비용을 환산해 세척력, 세탁 후 색상변화 유발정도, 이염 방지성능 등으로 항목을 나눠 비교했다.
가장 비싼 '퍼실 파워젤' 돈값은 못해소비자원은 복합때·찌든 때·기름때를 묻힌 인공오염 옷감 5개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드럼세탁기용 액체세제와 분말세제 모두 제품 간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품질까지 좋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세제의 경우 가장 가격이 저렴한 '닥터 패브릭'은 가장 가격이 비싼 '퍼실 파워젤'에 비해 세척력 부문에 있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5개 인공오염포를 대상으로 세척력 평균을 측정한 결과 '닥터 패브릭'은 27.2%, '퍼실 파워젤'은 27.6%로 비슷했다. 더러운 옷감을 빨면 해당 퍼센트만큼 때가 빠진다는 얘기다.
반면 빨래 3kg을 세탁할 때 필요한 환산 가격은 '퍼실 파워젤'(255원·판매가 1만9108원)이 '닥터 패브릭'(63원·판매가 9900원)에 비해 4배나 더 비쌌다. '닥터 패브릭'이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하다는 의미다. '닥터 패브릭'은 '퍼실 파워젤'에 비해 옷감 색이 빠지는 경향도 덜했다.
'진한겔 리큐'의 경우에는 '퍼실 파워젤'에 비해 세척력도 좋으면서 가격도 낮았다. '진한겔 리큐'의 평균 세척력은 46.6으로 색상 변화 및 이염방지 성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세제는 세탁물 3kg을 1회 세탁할 때 246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분말세제에서 더 두드러졌다. 가격이 가장 높은 '퍼실 파워'의 경우 '좋은상품 드럼세탁세제'에 비해 세척력 면에서는 1.3배 우수했지만, 가격은 최대 4.6배나 더 비쌌다.
드럼세탁기 세제 "가격 비싸다고 세척력 좋은 것 아냐"실험 결과에 따르면 분말세제의 세척력이 액체세제에 비해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말세제 6개의 세척력은 평균 45.2로 액체세제 10개의 세척력 평균인 25.1에 비해 1.8배 더 높았다.
그러나 가격 측면에서는 액체세제가 훨씬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액체세제의 가격은 분말세제의 77%로 색상변화나 이염 방지 성능도 대체적으로 액체세제가 더 우수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세탁물의 오염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액체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체세제의 경우는 가격이 비싼 제품이 반드시 세척력도 좋은 것은 아니며 특히 분말세제는 제품 간 품질 격차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