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인선안을 발표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원장 등으로 상징되는 파격적인 외부인사 영입은 없었다. 비주류와 비박(비박근혜) 인사 등을 아우른 '탕평인사'가 주요 콘셉트였다.
외부인사 영입을 염두로 두고 있는 중앙선대위원장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 당내에선 황우여 당대표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당연직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선대위 의장단에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원내대표, 그리고 안상수·임태희·김태호 전 대선경선 후보들이 꼽혔다. 대선경선 후보였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선거법상 선대위에 참여할 수 없어 의장단에서 빠졌다. 의장단은 중앙선대위원장과 선대위 부위원장 사이에서 '일하는 고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은 이날 오후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서 "의장단은 중앙선대위원장에 준하는 기능을 하실 수 있도록 예우를 갖출 것"이라며 "의장단에 포함된 분들은 각자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임무가 부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는 대선공약 입법화 등 정책 부문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선대위 고문을 맡은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부산·울산·경남 선거를 총괄할 예정이다.
특히 김 전 원내대표는 의장단의 일원으로 임명되면서,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 중 멀어졌던 박 후보와의 관계를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내대표는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친이계의 집단 탈당 움직임을 차단하면서 박 후보와 관계를 회복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에 참여 안 했던 사람"이라고 발언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지만 박 후보는 그를 이번 선대위 인선에서 중용했다.
남경필-유승민 선대위 합류, '쓴소리'도 듣겠다는 박근혜 의지?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에는 이혜훈·심재철·정우택·유기준·김진선 최고위원들과 함께 남경필·유승민 의원이 임명됐다. 이 중 주목되는 건 남경필·유승민 의원의 합류다.
쇄신파로 꼽히는 남경필 의원은 현재 전·현직 의원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로서 당내 경제민주화 논의를 이끌고 있다. 비주류인 쇄신파를 끌어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남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지역화합특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경선 당시에도 박 후보 캠프의 정책메시지단장을 맡은 친박(친박근혜)계 대표 전략통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4·11 총선을 전후해 비상대책위의 당명 개정 추진 등을 반대하는 등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아 박 후보와 소원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지난 24일 밤 장모상을 당한 유 의원의 빈소에 직접 찾아가 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이번 선대위 인선을 두고 박 후보가 자신에게 쓴 소리를 하는 인사들도 적극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중앙선대위의 실무진은 친박 측근 중심으로 꾸려졌다. 서병수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됐고 종합상황실장에는 권영세 전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조직본부장에 홍문종 의원, 직능본부장에 유정복 의원, 홍보본부장에는 변추석 전 경선캠프 홍보미디어본부장이 임명됐다.
이외에 미디어본부장에는 박창식 의원, SNS 본부장으로는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SNS 소통 자문위원장에는 강요식 구로을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외부인사 영입 난항 겪는 듯... 선대위 추가인선 발표 추석 이후로
한편, 나머지 선대위 인선은 추석 연휴(29일~10월 1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획단장은 "선대위원장 등 나머지 인선은 추석 지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선대위원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해, 외부인사 영입에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박(비박근혜) 대표주자인 이재오·정몽준 의원의 선대위 합류도 관심사다. 특히, 이재오 의원은 지난 25일 '분권형 개헌추진국민연합' 발기인대회 초청 강연에서 "같은 당 안에서도 경선 탈락자가 5년간 도와주지 않아서 정권을 잡은 사람이 '여당 안의 야당' 같은 상대를 만나 5년간 효율정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향한 비판이다.
이 기획단장은 이재오·정몽준 의원 영입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의 여부에 대해 "제가 상세히 말씀드리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