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10월1일) 황금 연휴와 함께 연중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중추절)을 앞둔 중국에서 최근 추석 보너스로 단돈 5위안(약 900원)을 지급한 회사가 있어 중국 누리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일간신문 <양성만보>(羊城晚报)에 따르면 추석 보너스 단돈 5위안을 지급하면서 공지문을 통해 "수백위안을 지급하면 회사는 부도가 날 것이다"라고 밝힌 업체가 등장했다.
2011년 기준 광저우시 일인당 GDP는 1만3000달러로 중국 내 최고 수준. 시내 택시 기본요금이 10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추석 보너스 금액은 만우절 농담보다 더 심한 인격 농락이라는 게 중국 누리꾼들의 의견이다.
27일, 이 사건은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4위에까지 오르며 단순 개별사건을 넘어 중국 체감 경제의 어두운 단면과 빈부격차, 인권 문제가 대두되는 심각한 논란으로 승화됐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논란... 고속성장의 이면 보여줘지난 8월 24일 중국 국무원재무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국영기업의 총 매출액은 12조3347억6000만 위안(한화 2192조133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또한 국영기업들의 납세액은 12625억7000만 위안(한화 224조3839억 원)으로 13.8% 증가했다. 이처럼 양호한 지표에도 이들 전체 순익 규모는 무려 16.1% 하락한 4593억8000만 위안(한화 81조6410억 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역정부의 각종 특혜를 받는 국영 기업들조차 이같은 순익 비율 악재에 시달리는 것은 화려한 고속성장이 낳은 각종 부작용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불안정한 시장환경에서 힘겨운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훨씬 더 열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자재가격의 불안정과 위안화의 장기적인 절상 추세는 중국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틀어막는 요소로 기업들은 수출과 내수경쟁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공신부(공업정보부)의 집계에 따르면 2011년 7월 기준, 중국 중소기업의 평균 이익율은 3%도 안되는 실정이다.
이번 '5위안 보너스 사건'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해당 기업은 "한푼도 못주는 상황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5위안을 통해 상징적인 성의나마 표현하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듣고 보면 회사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보너스 5위안보다 월급 연체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이 더욱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정책과 정부의 무관심 역시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