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4대강 공주보의 세굴(물살에 보의 바닥이 깎인 것)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5일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월, 공주보에서 7개의 세굴을 발견해놓고 그중 3개만 골라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이번 공주보 세굴의 거짓 해명과 축소·은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남은 15개 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즉각 16개 보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대강 16개 보에 대한 세굴 재조사 필요해"세굴 현상이란 흐르는 물에 토사가 씻겨 패이는 것으로, 수중에 구조물을 만들면 구조물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세굴 현상이 일어나면 수중 구조물이 쓰러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구조물 구축시부터 이에 대비하는 시설을 갖춰야 하며,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바닥굳히기 등의 공사를 통해 막아야 한다.
지난 6월 전까지 국토부는 두 차례(2월, 4월)에 걸쳐 공주보 상류에서 2개, 하류에서 1개의 세굴이 발견됐다고 발표해왔다. 국토부가 발표한 세굴 면적의 합은 1080㎡. 특히 상류의 한 세굴은 패인 곳의 깊이가 2.3m에 달했다. 충분히 보의 안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경 의원이 자료요청해서 받은 시설안전공단의 '공주보 긴급안전점검보고서'에 따르면 공주보의 세굴현상은 올해 1월에 이미 상류 4개소, 하류 2개소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국토부가 공주보 세굴현상 현황에 대해 파악해 놓고도 민간에 발표할 때는 절반으로 축소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발표하지 않은 세굴은 규모가 작아서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굴은 규모와 위치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세굴이라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실제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만든 '6월 재보강현황보고서'에는 면적이 11㎡, 20㎡에 불과한 소규모 세굴까지도 표시되어 있다.
이미경 의원은 "국토부의 거짓 해명과 보 세굴에 대한 축소·은폐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남은 4대강 15개 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수 없기 때문에 즉각 16개 보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를 위해 이날 열릴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한 '민간합동점검단' 구성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