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7대 정책 비전' 발표 후 정치권에서는 격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없다" "역시 아마추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아직은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이에 안 후보 측은 "구체성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비판"이라며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오마이TV에서 <이털남> 듣기"안철수의 비전, '5개의 문'과 큰 차이 없다"
안 후보 캠프가 발표한 '7대 정책 비전'은 구체성의 부족으로 큰 틀에서 보기에 아직까지는 기존의 정치권의 정책, 공약과 구별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서는 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의 총무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과 함께 안 후보의 '7대 정책 비전'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우 의원은 "문 후보가 이야기했던 '5개의 문'과 크게 이견이 있다거나 색다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각자의 위치에 따라 조금 다른 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7일 안 후보의 발표는 정책 각론보다는 총론을 논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야권 후보인 문 후보의 공약과 큰 차별점은 없었다"는 게 우 의원의 말이다. 다만 7대 정책과 별개로 안 후보가 언급한 개별 사안에서 문 후보 측과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안 후보가 언급한 '청와대 이전'이나 '대통령 임명직 축소' 두 가지 사안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우 의원은 "시대정신을 관철하는 데 있어서 국정을 장악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라며 "공정한 인선시스템을 구축해 자기 경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러 곳으로 인재를 배치하는 것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통령의 '내리찍는' 인사가 아니라 인선에서 민주적 시스템을 회복해 잘 운영하면 얼마든지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으며 안 후보의 대책이 오히려 사회 발전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우 의원은 몇 가지 각론에서의 불일치가 있음에도 두 후보의 단일화가 적어도 정책적 차원에서는 난점 없이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 의원은 "민주당에서 나온 '안철수 현상'이 바로 문재인"이라며 "두 후보는 정치 불신이 낳은 일란성 쌍생아"라고 평했다. 두 후보 모두 국민의 요구를 떠안고 정치 무대에 올랐고, 둘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아 민주당 안과 밖이라는 위치 차이 때문에 문제가 있을 뿐 정책이라는 가치 중심의 단일화는 어려움 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안갯속 문-안 단일화... "안철수, 승률 따져봐야"
그럼에도 야권 후보 단일화는 아직 안갯속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 후보가 출마 당시 내세운 정당 개혁이라는 단일화의 조건 때문이다. 지난 7일 발표에서도 이어진 이러한 쇄신의 요구에 민주당에서는 '어떤 혁신을 요구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우 의원은 "(안 후보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면 좋겠다"며 "정치 불신 시대가 낳은 또 다른 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안에서 그것을 실험하고, 만들기 위해 매우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역시 계파성의 문제, 공천 과정에서의 공정성의 문제 등 개혁을 위해 거대한 당이라는 세력 안에서 어떻게 하면 현실적으로 조화롭게 바로 잡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바꿔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우 의원은 과거 '친노' 세력의 문 후보 측근 포진에 대해 "실질적 의사결정을 맡고 있는 본부장 인사들은 혹여 '친노'가 조율해 가지고 온다고 해도 자기 생각이랑 다르면 그냥 통과할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문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후보를 도왔던 저에게 공정성을 위해 곳간이라 할 수 있는 총무본부장 자리를 맡긴 것만 봐도 (인선의 공정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공정성이라는 가치 위해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고 있으며 그 상징이 바로 자신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후보 단일화에 대해 우 의원은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사람까지 다 합쳐야 이 선거를 이길 수 있다, 이걸 잘 판단해야 한다"며 "결국 박근혜 후보를 이겨서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자고 하는 것이다, 승률이 어느 게 더 높은지 안 후보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혹여 안 후보가 단일화에서 승리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당선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의 협력과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따라서 민주당에 들어와야 승산이 있다는 게 우 의원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우 의원은 "종국에는 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것을 실천해 나가면서 그간 '노무현의 친구' '친노 사령탑'으로만 불렸던 문 후보에게서 점점 강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