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7월 3.0%로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했다. 더불어 3.8%로 잡았던 내년 전망치도 3.2%로 0.6%P 낮췄다.
한국은행은 11일 경제수정 전망을 내놓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2.4%, 내년 3.2% 성장률은 그간 대내외 기관들이 내놨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이 얻을 수 있는 가장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전망치기 때문에 신뢰성을 가지고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북활실성으로 소비·투자·상품 수출 줄어"
한국은행은 지난 2011년 12월까지만 해도 2012년에 한국 경제가 3.7%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전망치는 계속 낮아졌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꼽은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의 이유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준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7월 전망과 비교해 대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와 설비·건설 투자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품 수출도 세계교역 신장률 등의 하락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도 3.8%에서 3.2%로 0.6%P 낮췄다. 내년에는 올해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던 대외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경우 주택시장 부진과 가계부채 등이 겹쳐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경기흐름은 회복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과 물가 지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실업률을 지난해 3.4%보다 0.1%P 낮은 3.3%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 수가 43만 명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월 전망치 2.7%보다 0.4%P 낮아진 2.3%로 전망했다.
기재부, 내년 성장률 4.0%로 잡고 예산안 제출해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수치들은 최근 기관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경제 전망 중에서도 가장 낮은 것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7%, 내년 성장률을 3.6%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9월 1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년 성장률을 3.4%로 수정한 바 있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언급하며 "중앙은행의 전망을 다른 데와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얻을 수 있는 가장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전망치이기 때문에 신뢰도 면에서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은행이 이같이 낮은 경제성장률을 예측함에 따라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기획재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3.3%, 내년 4.0%의 다소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작성한 2013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