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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반성장서울연대 특별강연회'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반성장서울연대 특별강연회'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 최경준

"슈퍼헤비급(대기업) 선수와 플라이급(중소기업) 선수에게 권투를 시켜놓고 룰을 잘 지킬 테니 잘 해보라는 식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정 전 총리는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반성장서울연대 특별강연회'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재벌 손보면 경제민주화 되나?"

정운찬 전 총리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는 '지금부터 룰을 잘 지키겠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못하게 하겠다','재벌의 병보석, 집행유예를 막겠다'라고 말만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에게 룰을 잘 지킬 테니, 잘 해보라는 것은 경제민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재벌을 손보겠다는 것인데, 재벌 손보면 다 되느냐"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대기업은 성장하더라도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 하지만 중소기업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키워서 양극화가 심화 됐는데, 앞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신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 월급의 80%는 받아야 하는 것이 나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그러나 이날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3월까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 전 총리는 "경제민주화는 동반성장의 수단"이라며 "동반성장이 경제민주화의 상위 개념이고, 더 넓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혼자 살 수 없고, 경제적인 거래를 해야 하는데, 대등한 관계로 거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강연 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동반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가능성은 차단하지는 않았다. 그는 "저는 어려서부터 어떤 자리를 목표하고 살아온 일은 없다"며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무엇이 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연에 앞서 그는 "제가 강의를 하면 직간접적으로 대선 출마와 관련이 있다는 잘못된 보도가 나오면서 오늘 오전에도 10개 이상의 언론사로부터 '오늘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오늘은 동반성장에 관한 강의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 전 총리의 지역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지역 등에서 200여 명이 넘게 참석해,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 강의와 대선 출마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정 전 총리가 오늘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해서 참석했다"며 "언제 출마 입장을 밝힐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정운찬#박근혜#문재인#경제민주화#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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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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