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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5일 오후 8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5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이주영 명예선대위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잠시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5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이주영 명예선대위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잠시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 ⓒ 유성호
"위로라도 해주니 고맙다."
"언급한 것에 환영한다."
"장난치느냐.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위로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부마민주항쟁 피해자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박 후보는 15일 오후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남선거대책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면서 "내일(16일)이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이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정리가 안 된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저와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부마민주항쟁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던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위 위원들과 함께 의논해 할 일"이라고 밝혔다.

'위로'한 박근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은 참가하지 않아

박 후보의 '위로' 발언이 나온 뒤 부마민주항쟁 희생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아버지(유치준씨)를 여읜 유성국(53)씨는 "위로라도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여태까지 위로조차 받은 바가 없다"며 "진상규명은 나중에 돼봐야 알겠지만, 언급해 준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최갑순 부회장은 "장난하느냐"고 운을 뗐다. 그는 "사과도 아니고 위로한다는 데 말이 되느냐, 인혁당 사건은 자기가 퍼스트레이디도 아니었는데 사과했다"며 "부마항쟁이 일어났을 때 박근혜 후보는 퍼스트레이디였다, 지금 와서 위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위로'라는 단어는 자기와 상관없다고 면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김광수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박 후보는 부마항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언급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다만 진정성이 있다면, 부마항쟁의 역사적 당위성을 인정하고 폭압적인 진압이 있었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두루뭉술하게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표현은 안 된다,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게 해야 할 것"이라며 "'위로' 발언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표를 의식해서 한 것으로,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후보는 16일 민주공원에서 열리는 '부마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김광수 사무처장은 "새누리당 상황실에 확인해 보니 박 후보는 기념식에 참석할 의사가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환영하지만 아직 갈 길 멀어"

 지난해 9월 1일 '부마민주항쟁특별법제정을 위한 경남연대'가 연 기자회견 당시. 이 단체는 "부마항쟁 당시 마산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당시 사망자 유치준씨의 가족들이 영정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지난해 9월 1일 '부마민주항쟁특별법제정을 위한 경남연대'가 연 기자회견 당시. 이 단체는 "부마항쟁 당시 마산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당시 사망자 유치준씨의 가족들이 영정을 들고 서 있는 모습. ⓒ 윤성효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회장 정성기)는 박근혜 후보의 '위로' 발언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저녁에 낸 '입장'을 통해 "부마항쟁 33년 만에, 1998년 정치 입문 이후 처음으로 박근혜 후보가 역사적 현장에서 부마항쟁에 대해 언급한 것을 접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부마사태'를 처음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점을 평가하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 부마 민주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는 "유신체제와 부마항쟁의 군사진압에 대해 제3자가 아니라 당사자인 박근혜 후보가 우리의 일관된 요구인 '부마시민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거부하고, '위로'를 앞세운 것은 정치인 이전에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통치자'의 모습으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박 후보부터 '과거사'를 진솔하게 훌훌 털고 온 국민과 더불어 미래로 나갈 환골탈태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정치꼼수 아닌 진심이길 바란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위원장 장영달)은 이날 오후 "박근혜 후보 부마민주항쟁 사과, '정치꼼수' 아닌 '진심'이길 바란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박근혜 후보의 '위로' 발언에 대해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대선을 앞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박근혜 후보의 국민통합 행보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진정한 역사와의 화해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의 붕괴를 부르며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며 "그럼에도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몰지각한 학생들과 불순분자들의 반국가적 선동과 폭동으로 규정되는 등 부마민주항쟁의 피해자에 대한 명예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후보가 진정 부마민주항쟁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바란다면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부마민주항쟁특별법 제정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마민주(민중)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과 경남 마산(현재 창원)에서 유신 체제에 항거해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말한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6일 오후 민주공원에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는 18일 마산 창동사거리에서 각각 기념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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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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