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공약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새누리당 손인춘(비례)의원이다. 손 의원은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선거철이 되면서 장병 복무단축이 선거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것이 앞으로 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조 총장은 "장병의 교체주기가 빨라지면서 정예사병 양성에 부담이 가중되고, 반면에 장교와 병사의 군복무 기간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장교 획득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얘기는 노무현 정부 때 북한의 위협이 없다는 전제로 계획한 것인데, 정말 북한의 위협이 없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조 총장은 "북한의 위협은 분명 존재하는 게 현실이고, 거기에 맞게 우리 군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가 말하는 18개월 단축은 북한의 위협이 없어져야 하는데, 북한위협이 없어진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문 후보를 겨냥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조 총장은 "대선후보가 하는 말에 대해서 군인이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러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의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질문에 대해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다. 안규백(서울 동대문구갑) 의원은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얻어 "이 자리는 육군본부에 대해 정책질의를 하는 자리다, 따라서 특정후보에 대한 질의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만약 이러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한다면 야당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유승민(대구 동구을)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은 모두 헌법기관이다, 이 때문에 위원장이 개별의원의 질의내용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이제까지 들은 바로는 상대 당 대선후보에 대해 상식에 어긋나게 비판하거나 공격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통합당 백군기(비례) 의원이 나섰다. 백 의원은 "군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 오해가 있을까봐 설명하겠다"고 전제한 뒤 "복무기간 단축은 모병제를 확대하고, 장기복무제 기간을 늘리고, 그 후에 행정병을 줄이는 등의 여건이 성숙되면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재윤(제주 서귀포) 의원도 "남북의 분단 상황 때문에 징병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남북이 평화롭게 지낸다면 장병수를 줄인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문재인 후보의 주장도 북한의 위협이 최소화되고, 국방과학화가 이뤄지며, 국군 장교 수가 늘어났을 때 18개월로 줄여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무슨 군의 전력약화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에 조 청장은 "군에 대한 애정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유념하겠지만, 우리 군의 입장에서는 전투숙련도가 저하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무조건 군에 잡아놓는다고 군 전력이 강화되느냐, 군이 정당한 대우를 하면서 쓰면 되지 않느냐"며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다"라고 꾸짖었고, 조 청장은 "현실적으로 예산의 문제가 있지만, 군에 대한 국민의 일부 견해라고 생각하고 잘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NLL논란'과 관련, 여야가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