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두 명이 지난 17일 오후 9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송전철탑 15m와 20m 지점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이틀이 지났다(관련기사 <
현대차 비정규직 2명, 왜 송전탑 위에 올라갔나>).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 8월부터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은 구속될 위기에 처했고 재산 가압류는 물론, 노조비까지 가압류되는 등 벼랑끝에 몰렸다. 그 위기 속에서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두 명이 철탑 위로 올라간 것이다.
사측이 언론을 통해 이들의 고공 농성을 "일부 하청노조원들의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대다수 하청근로자들의 채용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일축해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고공 농성자들의 요구조건은 '불법파견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3000명 신규채용 철회'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전면파업 이어가조합원 두 명이 17일 밤부터 고공 농성을 시작하자 비정규직노조는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주야간조 전면파업을 이어갔다. 특히 26일부터는 울산공장은 물론, 전주공장과 아산공장의 비정규직노조까지 전면파업을 벌일 예정이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고공 농성 후 비정규직노조 게시판에는 전국의 노동단체들이 농성자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고공 농성 현장에서 18일을 시작으로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면서 비정규직노조를 응원하고 있다.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두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명촌중문은 바닷가와 인접한 곳으로 바람이 거세다. 이 때문에 두 명의 조합원은 송전철탑 위에서 영하의 추위를 견디면서 이틀밤을 보냈다.
농성장을 사수하던 비정규직직 조합원들은 18일 오후 3시쯤 철탑위로 올라가 한 사람이 뒤로 누워 눈을 붙일 수 있을 정도의 나무 깔판을 보강했다. 또한 농성장에 침낭을 올려주는 한편 음식도 올려보내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김상록 정책부장은 "말이 쉽지 영하의 강풍이 부는 고압 전류 철탑에서 계속 날밤을 지샌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 따른다"며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렇게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는지를 우리 사회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요일인 20일 오후 2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아산공장, 전주공장의 비정규직 3지회조합원들은 농성장인 송전탑 아래에 집결해 결의대회를 열고 농성 조합원 지지와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