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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린 조국의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 중 한 장면. 왼쪽부터 차례대로 조국 교수, 황석영 작가, 우석훈 교수, 윤희웅 분석실장이 앉아있다.
27일 열린 조국의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 중 한 장면. 왼쪽부터 차례대로 조국 교수, 황석영 작가, 우석훈 교수, 윤희웅 분석실장이 앉아있다. ⓒ 김진수

27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가 열렸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과 황석영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약 2시간 동안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우리는 유권자다'를 통해 조국 교수와 3명의 패널들은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후보단일화 문제와 그 방안에 대해서 토론했다.

시민과 함께한 '우리는 유권자다', 정권교체와 후보단일화의 필요성 역설

조국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단연 '정권교체'였다. 시민발언의 자리에서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성아무개씨는 "가난한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고 취업하는 일을 10년째 도왔는데, 이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졸업해도 희망이 없기 떄문이다. 취업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일만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에게 살 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황석영 작가도 "지난 두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묘사하며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고, 사람들은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중도실용은 실현되지 못한 구호로 남았고, 뉴라이트만으로 구성된 인사들은 소통을 하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었고, 통일의 길로 가야 할 남북관계는 악화되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강대국들의 신냉전시대를 불러왔다. 4대강 사업 등으로 국고가 낭비되어 복지를 못했고, 어느 정권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측근비리가 심하다"고 정권교체의 열망이 커진 배경을 설명했다.

우석훈 교수는 "아르헨티나가 한때 세계 5대 경제대국이었으나 군부독재, 민간독재가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몰락했다. 세계경제가 이제 협동조합 등 사회적 형태로 바뀌는 추세인데, 지금 대한민국도 변화하지 못한다면 아르헨티나와 같은 길을 걸어갈 수도 있다"고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또한 조국 교수는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1위고, 복지는 최하위 수준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과 비정규직 규모는 1위인데, 최저임금은 꼴찌다. 사람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고, 갑자기 자살 바이러스가 돌아서 사람들이 자살하는 게 아니다"라고 사회적 문제를 지적했고, 이에 황석영 작가도 "지난 5년간 자살률이 크게 늘었다. 해결가능한 문제인데도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대선후보들이 이런 사안에 관심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우석훈 교수는 "유럽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들이 이룩한 복지시스템은 사민당이 수십 년 집권하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한 번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정부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두 후보와 지지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희웅 실장은 여론조사를 통한 대선후보들간의 지지율 차이와 변동추세를 거론하며,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견고하다. 나머지 부동층 10%를 제외하면 야권의 지지율은 두 후보가 50%를 나눠가진 형국인데, 야권 지지율의 파이 자체가 커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지율 우위를 점하는 싸움을 넘어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87년 체제의 교훈... "시민에 의한 단일화 이루어져야"

 '우리는 유권자다'를 진행하고 있는 조국 교수.
'우리는 유권자다'를 진행하고 있는 조국 교수. ⓒ 김진수
조국 교수는 "단일화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87년 양김(김대중과 김영삼)의 경우도 있었고, 그 전에도 존재했다"고 야권의 후보단일화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또한 "당시 8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와 김영삼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못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다. 현재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캠프와 지지자들이 한쪽 후보만 옳다고 딱지를 붙이는 캠프논리로 굳어지면 위험하다. 이 상태로는 어떻게 될는지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황석영 작가는 "87년 양김의 분열은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다.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던 그날밤, 서울은 울음바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 교수도 현재와 87년의 상황을 비교하는 말을 남겼다. "87년에는 주체가 없었다. 시민이란 개념도 없었다. 지금은 시민이라는 주체가 생겼다. 두 후보가 시민들의 높은 지지율로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나. 또한 양 캠프의 근본적인 정책의 차이는 아직 보이지 않으므로, 단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

또한 우 교수는 "정치공학적인 단일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이 주체가 된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 문재인과 안철수 두 후보의 기반은 시민이다. 단일화를 통해서 그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시민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국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시민에 의한 단일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두 후보가 TV토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단일화는 후보 간의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루어져선 안 된다. 단일화의 과정과 절차·방법도 중요하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질문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 두 후보가 생방송 TV토론을 통한 '진검승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진행된 토크콘서트 과정에서 TV토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2007년 대선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후보들간의 TV토론 도중 이공계의 박근혜 후보가 '이산화까스, 산소까스' 발언을 했고 이후 이명박 후보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던 적이 있다"고 지난 대선의 사례를 예로 들기도 했다.

또한 조국 교수는 "TV토론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게 되면, 잘 정리된 캠프의 말이 아닌 판단능력을 볼 수 있고, 표정과 느낌을 보며 인품과 성품을 알 수 있다. 이런 과정 없이 여론조사 한 번으로 단일화를 결정한다면 유권자 입장에서 섭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을 50여 일 앞둔 10월 말. 야권후보의 단일화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두 후보가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과정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는 유권자다#조국#황석영#우석훈#윤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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