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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드를 연주하는 막둥이. 5학년 전체가 다 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자랑스럽습니다
리코드를 연주하는 막둥이. 5학년 전체가 다 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자랑스럽습니다 ⓒ 김동수

"아빠 오늘(2일) 학예발표회에 오실 거예요?"
"잘 모르겠는데."

"시간 없으면 안 와도 돼요."

아빠가 학교 안 오면 울고 싶어라...

하지만 이 말은 거짓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학예발표회를 하니 아빠가 오면 좋겠다고 계속 말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학년이 올라가도 학교 행사가 있으면 반드시 와야 된다고 말입니다.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쯤되면 엄마 아빠가 학교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데 우리 집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딸 아이도 학교 행사에 아빠가 안 가겠다고 하면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당연히 막둥이는 아빠가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습니다. 막둥이를 보내놓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 가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가는 학예발표회이지만 아이들 자라는 모습이 다 다릅니다. 벌써 첫째와 둘째는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이제 막둥이는 올해하고, 내년만 지나면 이 학교를 떠날 것이라 생각하니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막둥이 리코트 실력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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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가 다닌 학교는 리코드를 다 부릅니다. 리코드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화음을 내면 대단합니다. 막둥이가 멀리 있어 줌으로 찍었지만 많이 흔들립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비해 못하지만 막둥이는 온정성을 다해 불렀습니다. 우리 막둥이가 자랑스럽습니다. 저 꿋꿋한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저출산 놀라운 증거...1학년은 130명, 6학년은 221명

 6학년 리코드. 놀라운 것은 6학년은 221명인데, 1학년은 130명입니다. 무려 90명 차이가 났습니다.
6학년 리코드. 놀라운 것은 6학년은 221명인데, 1학년은 130명입니다. 무려 90명 차이가 났습니다. ⓒ 김동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리코드를 불렀는데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1학년과 6학년 학생수가 무려 90명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1학년이 130명, 6학년이 221명입니다. 아이들을 적게 낳는다는 것은 알았지만 6년 사이에 무려 90명이라니, 다른 학교도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 리코드 부르는 모습에 감동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에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진주검무, 한 번 보실래요...

아이들 발표 중에 '진주검무'가 있었습니다. 진주검무는 우리나라에 전해진 교방춤의 하나로 우아하고 화려한 검무 특유의 장단과 춤사위를 다른 어느 지역의 검무보다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라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죽은 소년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춤을 추었다는 설과 논개의 얼을 달래기 위해 진주기생들이 칼춤을 춘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진주자랑인 '진주검무'
진주자랑인 '진주검무' ⓒ 김동수

▲ 진주검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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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학습에 배웠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잘 추었습니다. 역시 진주 아이들 답습니다. 아이들이 우리 전통무용을 배운다는 것만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리코드를 부르는 아이들, 전통무용을 하는 아이들 그리고 어머니 은혜를 수화를 부르는 아이들 다양한 모습을 자기 자랑을 했고, 부모님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막둥이 악기는 기름말통...

 어머니은혜를 수화로 부르는 4학년
어머니은혜를 수화로 부르는 4학년 ⓒ 김동수

말이 아닌 손으로 어머니를 은혜를 부를 때 마음이 짠했습니다. 경남 통영에서 있을 때 수화를 잘 하는 선생님이 계셔서 배워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막둥이 시간이 또 돌아왔습니다. '강남스타일'을 난타로 했습니다. 어제(1일)는 난타 할 때 입고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얇은 셔츠였습니다. 워낙 몸에 열이 많아 평소때도 두꺼운 옷을 잘 입지 않았지만 벌써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2일 아침 진주 최저 기온은 영하 0.3도였음)에 얇은 셔츠 하나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추울까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엄마가 사준 파커를 입으면 된다면서 당당하게 학교로 갔는데 기대를 엄청했습니다. 그런데 막둥이가 손에 든 것은 기름말통이었습니다. 얼마나 우스웠는지 배꼽을 잡았습니다.

 '강남스타일'을 난타로 보여주었던 막둥이. 대단했습니다
'강남스타일'을 난타로 보여주었던 막둥이. 대단했습니다 ⓒ 김동수

▲ 강남스타일 난타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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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드와 발레, 수화, 전통무,난타 등등 우리 아이들이 보여즌 멋진 축제한마당은 하루 종일 마음을 즐겁게했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건강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막둥이#학예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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