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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골목상권살리기운동 전국대표자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주최측이 세 후보들에게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해달라며 요청하자 박 후보가 이를 사양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골목상권살리기운동 전국대표자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주최측이 세 후보들에게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해달라며 요청하자 박 후보가 이를 사양하고 있다. ⓒ 유성호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TV토론회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은 4일 오전 잇달아 브리핑을 열고 대선후보 3인에 대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KBS 토론회 무산에 대한 책임을 박 후보에게 물었다. 대선을 45일 앞두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대(對) 박근혜 공동전선'이 펼쳐진 셈이다.

KBS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세 후보를 각각 초청해 '2012 대선후보 초청토론 질문있습니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일정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4일 오전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브리핑을 열고 "KBS가 먼저 안 후보에게 순차 토론을 제의했고 어느 한 후보가 순차토론을 거부하더라도 나머지 후보만으로 순차토론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KBS는 애초 약속과 달리 3자 토론도 아닌 순차토론을 취소하게 됐는지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정 대변인은 "저희 측이 알아본 것에 따르면, 박 후보가 순차토론에 응하지 않겠다고 해서 KBS 내부에서 나머지 두 후보의 순차토론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론회 무산 이유가 박 후보에게 있음을 밝혔다.

그는 또 "만약 박 후보가 순차토론을 거부해서 전체 일정이 취소된 것이라면 박 후보에게 '3자 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 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도 거부하는 후보가 국정을 이끌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가'라고 묻고 싶다"며 "(순차토론 취소에 대해) KBS와 박 후보는 국민 앞에 대답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 측도 대선후보 TV토론 및 대담 무산 상황을 모두 공개하며 박 후보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김현미 소통2본부장과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상파 방송사가 추진하던 대선후보자 TV토론 및 대담이 일부 후보들의 불참과 소극적 태도로 모두 취소되거나 유보됐다"며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단독대담, 양자토론, 3자 토론 등 형식을 가리고 시기를 저울질 하는 계산을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신 단장은 박 후보를 겨냥, "세 후보 중 한 후보가 여러 가지 형식 이유로, 납득 못하는 조건을 걸어서 (토론을) 무산시키고 있다"며 "그 후보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통해 '초청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또, "KBS의 경우, 개별(순차) 토론회인데도 안 나온다고 했다"며 "KBS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만 순차토론회를 하면 공정성이 떨어진다고 무기한 연기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본부장은 "2002년 대선 때 27회 토론회가 있었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토론회를 피하는 전략을 썼지만 공식선거운동 전후해 11번의 대담과 토론회가 있었다"며 "공식선거운동까지 20여 일 남았는데 단 한 번의 대담과 토론회가 안 열리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KBS 자체사정에 의해 연기된 것일 뿐... 안철수는 말할 자격 없다"

반면, 박근혜 후보 측은 "KBS 토론회에 불참한다고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KBS 자체사정에 의해 연기된 것이지 박 후보가 취소한 게 아니다"며 "다만, 우리는 순서에 있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먼저 하고 다음에 우리가 하겠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보다 순서를 뒤로 미룬 것에 대해서는 "지금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거론되고 있고 하니 순차적으로 두 후보가 먼저 하는 게 낫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박 후보에게 토론회 무산 책임을 물은 것에 대해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발끈했다. 이 단장은 "토론회가 취소된 게 아니라 KBS 사정에 의해 유보된 것"이라며 "안 후보 쪽에서 대변인을 통해서 토론회가 (박 후보 때문에) 무산됐다고 한 것은 '흑색선전'"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 단장은 "사실 안 후보가 (TV토론회와 관련) 가장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며 "지금까지 언론의 주된 관심을 받는 정치인이 관훈클럽과 방송기자클럽의 토론 요청에 응하지 않은 사람은 (안 후보를 제외하고) 한 명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검증을 피하려는 '후안무치'한 자세이고 대단한 담력이다"며 "정치인생 28년 동안 이런 불통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KBS 새노조 "출연 순서는 추첨으로 정하는 것, 박근혜 오만 하늘 찌른다"

그러나 KBS 토론회 무산 이유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KBS 새노조 측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출연을 약속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출연의 전제 조건으로 토론 순서에서 마지막 날을 주거나 아니면 자신만 별도의 날짜를 잡아 달라고 요구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토론 자체를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 새노조는 이어, "박근혜 후보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출연 순서는 추첨으로 정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것을 그녀는 정녕 모르는 것인가"라며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토론을 거부하다 막판에 출연에 응하면서 마지막 순서를 잡을 것을 염두에 두면서 이번에도 그런 꼼수를 노리는 것이라면 그것은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또, "박근혜 후보가 출연을 거부하자 (사측이) 토론 방송 자체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그저 박근혜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 후보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토론을 거부하는 것을 수용해 전체 토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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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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