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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 윤도균

▲ 가을낭만 아파트에도 단풍이 부평 동아아파트1단지 단풍 풍경이 그 어느 유명 관광지의 단풍에 못지 않습니다. 온동네가 온통 단풍 터널에 묻혀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하나같이 즐거운 마음 입니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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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아파트는 '회색문화'에 사람 사는 재미가 주택만 못해서 싫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주택보다 아파트를 주거공간으로 선호해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상의 꿈' 따로 '현실 따로' 다른 삶을 살면서 그런 말들을 한다.

하지만, 회색문화 아파트도 살갑게 '우리 동네 내 동네'란 애착을 갖고 살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안 하며 얼마든지 새로운 아파트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살 수가 있다. 내가 아파트에 살든 단독 주택에 살든 아니면 전원주택에 살든 인간 삶의 행복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의 취향과 양식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어떻게 살든 내 마음이 얼마만큼 열려 있고 인간적이냐 여하에 따라 사람 사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를 들어 제아무리 아름답고 자연 친환경적인 주택에 산다고 해도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양식과 수준이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은 그 좋은 조건의 집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항상 불만스럽게 살 수밖에 없다.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 윤도균

 한껏 멋드러지게 물든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입니다.
한껏 멋드러지게 물든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입니다. ⓒ 윤도균

삭막한 아파트 단지? 마음 열면 '새로운 풍경' 보여

그러나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에 살면서도 늘 낭만과 행복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즐기며 기쁘고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고 보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고 모두 비인간적이고 삭막하고 불행하게 살고 주택에 사는 사람이라 해서 다 수준있어 행복하고 낭만적으로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사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은 아파트를 거무칙칙한 회색과 삭막함으로 생각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아파트만이 가지는 아름다운 장점을 재발견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삭막할 것 같은 아파트 문화도 사는 사람들이 마음에 벽을 허물고 이웃 간에 가는 정 오는 정 나누며 재밌게 살 수도 있다.

나는 우리 아파트 단지에 초창기 입주 때 들어와 거의 25년째 살고 있다. 맨 처음 입주하였을 땐 이웃 간 생소하고 서먹해 조금은 삭막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내가 먼저 그 어색한 분위기 개선을 위하여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웃들과 만날 적마다 반가이 인사 나누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이웃 간에 보이지 않던 벽이 허물어지고 어느 사이 이웃 간에 형님 아우 선배님 하며 멀리 사는 친형제 이상으로 훈훈한 인정을 나누고 서로 오가며 산다.

 한껏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한껏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고생하며 멀리 가지 마시고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 윤도균

 그속에 노는 아이들 모습이 바로 행복입니다. 어린이 놀이터
그속에 노는 아이들 모습이 바로 행복입니다. 어린이 놀이터 ⓒ 윤도균

아파트 단지 전체가 자연이 함께하는 근린공원 숲으로 변해

그러다 보니 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이 흥미를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 그 정도가 남자들의 경우 다소 덜하지만, 아내는 이웃과 오가는 정이 얼마나 쏠쏠한지 부러울 정도다. 어느 비오는 날은 아랫집, 윗집 심지어 다른 동 아주머니들에게까지 "형님 빈대떡 부쳤으니 막걸리 한잔하러 올라오세요"라고 전화를 한다.

또는 시골 동생네에서 고구마와 풋고추를 가져 왔다며 먹어 보라고 조금씩 나누는 정이 얼마나 정겨운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자들도 아내들 따라 덩달아 친해지고 때로는 어른들끼리 한잔도 하고 더러는 여행도 떠나고 그런가 하면 아이들은 먼 친척보다 이웃에 사는 아이들과 친형제 이상 우애있게 지내는 모습이 그렇게 고맙고 정겨울 수 없다.

그뿐이 아니다. 아파트 입주가 오래되다 보니 입주 당시 별 볼일 없던 조경수가 이제는 완전히 아파트 단지 전체에 큰 숲을 이뤄 느티나무숲, 단풍나무숲, 은행나무숲, 벚나무 숲으로 변해 계절 따라 봄이면 온갖 아름다운 꽃이 만발해 삭막하기만 한 회색 아파트 단지 내에 벚꽃 축제가 열린다. 주택에 사는 분들이 우리 아파트 단지로 꽃 구경을 오실 정도가 되어 회색 아파트 문화가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시몬 넌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넌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윤도균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순 없다. 부평동아아파트1단지 단풍 모습이 찬란하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순 없다. 부평동아아파트1단지 단풍 모습이 찬란하다. ⓒ 윤도균

나라의 보배 미래인 아이들이 맘껏 뛰놀아

또한, 여름철이면 느티나무 숲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그 어느 시골 산골 마을보다 더 풍요롭게 들려오고 방학을 맞이해 매미를 잡으려는 아이들의 행렬이 꼬리 물고 이어져 사람 사는 소리가 나는 미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동네로 변모했다. 매미는커녕 그늘 하나 마땅치 않은 이웃 주택 지역에 사는 아이들도 여름철이면 곤충망을 들고 우리 아파트 단지로 몰려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매미 사냥을 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요즘은 시골에 가도 그 옛날 우리네 어린 시절 같은 풍경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고 인심도 빛바랜 지 오래고 생각하기에 따라선 오히려 시골이 더욱 삭막하다. 그런데다 눈을 까뒤집고 봐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노인들만 계시다 보니 옛날처럼 오가는 이웃 정겨운 문화도 자연적으로 멀어져 마을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겁다.

지난 여름은 재작년보다 매미가 적었지만 그래도 12살 손자 녀석이 매미를 잡느라 그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는 할아버지 마음이 얼마나 푸근하고 달콤한지 모른다. 그런가 하면 손자 아이가 잡은 20~30여 마리 매미들을 놓고 이 매미가 이렇게 큰 성충 매미가 될 때까지 무려 7년 정도 땅속에 굼벵이로 살다 매미가 되어 겨우 일주일 정도 살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유익한 곤충인데 네가 잡아 온 것이라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러면 이해 빠른 손자 아인 할아버지 이야기를 벌써 알아듣고 아~ 아아! 그렇구나 하면서 땀 흘려 애써 잡은 매미를 다 살려주고 더 나아가 자기 친구들에게도 매미 일생에 대하여 이야길 들려줘 우리 아파트 아이들은 여름철이면 매미를 잡는 재미만 보고 모두 살려 줘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이치를 깨우치는 공부를 한다. 그런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회색 아파트 운운 '하는 이야긴 다른 곳은 몰라도 적어도 우리 아파트 문화엔 맞지 않는 것 같다.

 울긋불긋 오색 찬란한 부평 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모습이 절정을 이뤘습니다.
울긋불긋 오색 찬란한 부평 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모습이 절정을 이뤘습니다. ⓒ 윤도균

 가을엔 오세요 부평동아아파트1단지로 단풍구경을...
가을엔 오세요 부평동아아파트1단지로 단풍구경을... ⓒ 윤도균

부평 동아아파트 1단지로 단풍 구경 오세요

가을 지나 초겨울인데도 아직도 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유행처럼 늦가을 단풍놀이를 떠난다. 다녀본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솔직히 유명 단풍지 잘못 찾아가면 단풍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인파에 밀려 말이 허울 좋은 단풍 구경이지 '개고생'만 죽도록 하러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 단지엔 요즘 집을 나서면 온 동네가 울긋불긋 단풍에 묻혀 그 어느 유명 단풍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파트 사람들은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너도나도 모두 시인이 된다. '시몬 넌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어제처럼 늦가을 비가 촉촉이 내리고 나면 스산한 늦가을 바람에 우수수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노란 은행나무 낙엽 지는 풍경을 보는 재미가 얼마나 기막힌지 모른다.

그럴 때면 우리 동네 사람들은 마을주민 전체가 모두 너나없이 사진작가가 되어 그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을 카메라에 담느라 흠뻑 빠져드는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서적인 풍경인지 모른다. 이런 계절에 기자의 맘 같아선 주민들끼리 가을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작은 단풍 축제라도 열고 한편에 작은 음악회라도 열면 2500여 세대 주민들이 다함께 가을 낭만을 즐길 수 있어 좋을 텐데….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멋드러진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 단풍 풍경입니다. 가을 단풍은 부평동아아파트 1단지로 오세요 결코 후회 하지 않으실겁니다. ⓒ 윤도균



#가을#단풍#오색단풍#부평#동아아파트1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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