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11시 15분부터 방영한 문재인-안철수의 TV토론 30분 전, 오마이TV는 특별생방송 <'2012대선 후보 단일화 토론'을 말하다>를 시작했다. 오마이TV는 토론현장, 스튜디오 해설 그리고 전세계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다각적으로 담았다.
토론장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 나가 있는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는 현장의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을 인터뷰했다. 스튜디오 진행자들은 실시간으로 토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이 끝난 뒤에는 각 후보 대변인에게 토론에 대한 자평을 듣기도 했고 국내와 국외 유권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오마이TV는 토론 전후에 30분씩 토론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3시간 생방송을 계획했으나 예정보다 1시간을 훌쩍 넘긴 새벽 3시에 끝났다. 토론 후에 국내와 국외 유권자들의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번 생방송 공동 사회는 <대선올레!> 공동진행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서해성 작가가 맡았다.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팀장, 김헌태 여론조사전문가는 패널로 출연해 두 후보의 토론을 해설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단일화 토론
<대선올레!>의 공동진행자 서해성 작가는 "이제 문-안의 토론이 준비되어있는데 기존 토론과 오마이TV의 토론보도는 다르다"며 "기존 토론보도는 딱 토론만 있지만 오마이TV는 토론 전후를 둘러싼 사건과 오마이뉴스 기자들의 현장 취재내용까지 풍부하게 보도할 예정이다"고 했다.
그는 "토론만 보다 보면 화나고 의견도 말하고 싶다. 이런 여러분의 의견을 받아 주권자가 쉽게 토론을 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서해성 작가의 말대로 토론이 끝난 후 전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수없이 많은 전화가 빗발쳤다. 또한 수많은 독자가 방송을 보며 트위터, 페이스북, 유스트림을 통해 댓글을 달았다.
10시 40분 경 화면은 보좌관들과 토론장에 들어서고 있는 대선후보들을 비췄다.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부 팀장은 "MBC 100분 토론처럼 대기실을 함께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토론에서 후보들은 각각 다른 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당연한 장면이지만 단일화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단일화 룰 협상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라 불길한 느낌까지 들게 했다.
오연호 대표가 "현재까지 룰 협상이 되지 않아 양측 진영이 불안한 상태다"고 하자 서해성 작가가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했지만 협상 진행 과정에서 여러가지 충돌이 굉장히 많았다. 막상 협상을 시작하면 유불리를 따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두 개의 큰 강물이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도 나고 자갈도 바위도 굴러간다. 중요한 것은 합쳐지고 있다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오마이TV 진행자들 "재미는 부족했으나 수준 높은 토론"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면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정치, 경제, 사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등을 주제로 서로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했다. 두 후보 모두 각종 통계자료와 정확한 수치를 인용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에 집중한 국무회의를 연상케 하는 토론이었다. 스튜디오에서 두 후보의 토론을 지켜보던 <대선올레!> 진행자들도 "너무 진지했다"는 의견이었다.
서해성 작가는 "말을 하고 나면 소비자들에 의해 재현될 수 있는 토론이 오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오 대표는 "한 독자가 '아줌마들도 끼어들 수 있는 토론이 됐으면 한다'는 댓글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팀장 역시 "굉장히 진지하고 예의바른 토론이었으나 재미는 없었다"고 평했다.
토론이 끝난 후에 <대선올레!>는 각 후보 대변인의 토론평가를 들었다. 진성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왜 꾸준히 올랐는지 알려주는 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국정경험, 시대적 과제에 대한 이해와 비전 모두가 잘 준비되어 있고 책임감 있게 국정운영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도자임을 알렸다"고 했다.
유민영 안철수 캠프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지만 아무래도 정치적 공세와 공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색한 모습을 보이긴 했다"고 밝히며 "안 후보의 진정성,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등이 국민들에게 좋게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유 대변인은 "안 후보가 정책 분야로 넘어가서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대처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번 토론으로 누가 박근혜를 이길 후보인지 분명히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끝냈다.
김헌태 여론조사전문가는 "대중은 영상매체에 비친 대선후보의 표정, 이미지, 분위기를 보는데 두 후보 모두 너무 진지했다. 국무회의 학술회의 느낌이었다"면서도 "제가 본 역대 대통령 후보 토론 중에서 후보들이 정책에 대해 고민을 가장 많이 한 토론이었다"며 "지금껏 보아온 토론에서는 인신공격을 하거나 억지스러운 비판 등이 주종을 이뤘는데 오늘은 내용 중심이었고 두 사람이 공부를 충분히 한 모습이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오마이TV 진행자와 패널들의 분석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유권자로부터 독자의견을 들었다. 전화가 빗발쳐 새벽 3시가 되어 생방송이 끝날 정도였다. 생방송이 끝난 뒤 오연호 대표는 "이렇게 전화와 댓글이 올라오는 건 촛불 집회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대선이라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오마이TV의 다각적 토론중계는 국내와 해외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3일 오마이TV는 <안철수 후보와의 열린인터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토론이 실종된 이번 대선, 오마이TV가 토론의 장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