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서남권 조선소에서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사고를 은폐하는 사업장까지 발생하자 금속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한 신안중공업 산업재해 은폐의혹과 관련 비난 성명과 노동부 항의시위가 이어져 산업재해를 둘러싼 노동계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 조선소 대형 폭발사고로 11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 선박 블록제조업체에서 20여일 만인 지난 22일 안전사고가 또다시 발생해 70대 경비원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신안군 신안중공업에서도 근로자가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노동부 목포노동고용지청 앞에서 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 노조는 기자회견을 갖고 "연이어 발생한 산업재해는 안전관리자의 무능과 무책임도 원인이지만 진짜원인은 사고 발생 후 전반적인 산업안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노동부의 직무유기에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산업 재해와 임금 체불문제는 등한시 한 채 산업현장을 노동자의 피로 물들이고 있는 노동부의 뒷북행정은 더 이상 필요 없다. 노동자의 세금을 갉아먹는 노동부를 해체하고 목포지청장을 파면하라" 며 목포지청 현관 등에 페인트를 투척하며 기습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은 관계기관의 감독 소홀과 업체 안전관리 부실로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23일 전남 영암경찰서 등에 따르면 22일 밤 9시 30분께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단 내 원당중공업에서 바지선을 들어 올리는 크레인의 금속 와이어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비원 이아무개(74)씨가 파편에 맞아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나 의식불명으로 중태다.
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계류선 반출을 위한 턴오버(turn over) 작업중 와이어로프가 끊어지면서 블록을 받치고 있던 반목이 튕겨져 나가 순찰중이던 경비원의 머리를 강타해 두개골 골절 상해로 현재 의식불명 상태이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와 관련 "최소한의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당중공업에서 또다시 일어난 이번 사고는 "중량에 맞지 않은 두께의 로프를 사용한데다 무엇보다도 중량물 이동에 필요한 러그를 사용하지 않았고 철판 단부에 직접 고리체결해 와이어로프가 철판단부에 의해 파손되면서 일어난 사고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회사에서는 10월 31일 오전 대불산단 내 원당중공업 바지선 작업장에서 가스가 폭발해 하청업체 근로자 베트남인 B(40)씨와 오아무개(47·여)씨가 숨지고 박아무개(36)씨 등 내국인 근로자 9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영암경찰서는 원당중공업과 하청업체 관계자 14명을 상대로 도급계약 및 안전관리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결과 원당중공업 대표이사 김아무개(52)씨와 원당중공업 상무 이아무개(45)씨, 원당중공업 안전관리차장 김아무개(42)씨, 하청업체 민주ENG 대표 김아무개(41)씨, 민주ENG 팀장 강아무개(50)씨 등 5명을 형사입건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신안중공업에서 태국인 노동자 K씨(38·남)가 선박 블록 구조물 작업 중 바닥으로 추락해 두개골 골절상을 입고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한 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신안중공업이 산업재해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두개골 함몰로 중상을 입은 중상환자를 구급차량이나 구급헬기를 이용하지 않고 승용차로 읍단위 병원으로 옮기고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사고발생 4일만에 광주광역시 소재 조선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는데 노조는 "산재환자 초기 치료 논란과 함께 산업재해를 제대로 관할기관 등에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기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안신문과 폭로닷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