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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김용준·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10월 2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용준·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10월 2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안철수 후보의 중도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회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욱 정진해나갈 것이다."

지난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사퇴 이후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의 중도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특히 안 대변인은 안 후보 사퇴의 책임을 민주당의 '구태정치'에 돌렸다.

안 대변인의 논평만 보면, 새누리당이 '안철수식 실험'의 성공을 위해 안 후보의 완주를 바랐던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동안 안 후보의 사퇴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쪽은 새누리당이었다. 

라디오·선대위 회의·기자간담회서 "안철수 후보 사퇴하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을 선언한다"고 대선후보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을 선언한다"고 대선후보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먼저 지난 19일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보자. 김 위원장은 이날 두 차례나 방송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CBS 라디오

김성주 위원장 : 저는 여기서 안철수 후보님 참 순수한 의도로 시작하신 것 같은데. 저는 안철수 후보 용퇴론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김현정 앵커 : 물러나시라고요?

김성주 위원장 : 네. 왜냐하면 그분은 의사면허증이 없는 사람이 집도하겠다고 하는 그런 무모한 국정 경험이 전혀 없는 분이 자기가 말만 틱틱한다면 그러면 모든 교수들이 지금 다 대통령후보로 나와야 되게요? 그리고 또 포퓰리즘 하나 갖고 정권쟁탈 하나를 위해서 자기의 사상과 다른 구태하고 혼탁한 정당, 민주당에 자기가 몸을 같이 싣는다는 자체가 자기 학자의 양심을 파는 거고요. 세 번째,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정말 벼랑 끝으로 국민들을 몰고 가서 알권리와 검토할 시기를 안 준다는 건 학자로서의 양심을 파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정 본인이 순수하게 시작하셨다면 지금 깨끗이 용퇴하시고 도리어 5년 후에 공부하고 나오셔서 다시 나오십시오.

*SBS 라디오

김성주 위원장 : 우선 뭐 한명의 지식인으로 안철수 후보에게 용퇴론을 건의하고 싶습니다. 이 분은 순수한 의지로 시작한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20대의 젊은이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현상이 바로 안철수 신드롬이거든요. 첫째는 우선 그 분도 의과를 다녔지만, 의사 면허증이 없는 사람이 환자를 수술하면 환자가 죽거든요. 전혀 정치경험, 국정경험, 공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들었다는 자체가 너무 놀랍고요. 두 번째는 자기와 사상이 맞지 않은 혼탁한 피. 다시 말해서 민주통합당에다 권력 쟁취라는 이유 때문에 단일화를 서두르며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요. 그러지 말고 5년 다시 기다렸다가 다음에 당당하게 다시 나와야지. 혼탁한 피에 섞여서 자기의 순수한 것을 다 버리고 결국 권력 쟁취 되었다 하더라도 야욕을 서로 나누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해서는 안 될 양심이거든요.

마지막으로는 이번에 단일화는 어느 나라 민주주의에서도 있을 수 없는 벼랑 끝. 정말 유권자인 국민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서 인물 검증, 정책 검증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권리를 박탈하는 일이기 때문에 양심 있는 지식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서로 하시고 계셔서요. 제 말씀은 안철수 후보. 용퇴하고 그래야만 우리가 순수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5년 후에 공부 좀 더 하시고 재출마 하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 위원장의 '안철수 후보 사퇴 요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날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서도 "안철수 후보가 민주화 구태정치와 권력 나눠먹기 하는 동안 고통 받는 유권자들을 생각한다면 안철수 후보가 한 명의 지식인으로 결단하고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인요한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또 다시 안 후보의 용퇴를 주장했다.

"(후보 단일화라는) 희대의 정치쇼에 휘둘린다면 그게 얼마나 후대에 수치로 남겠느냐. 내가 그 분이라면 깨끗이 용퇴하겠다. 안철수 후보가 정말 학자의 양심으로 용퇴를 하는 것이 나라의 영웅으로 남고 5년 후에 정치경험을 쌓고 돌아와도 늦지 않다. 그게 청년의 열망에 보답하는 길이다."

다음날인 20일에도 김 위원장은 '용퇴'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께서 아직 이제 국정운영은 경험도 없으시고 또 당의 사람들도 많지 않으셨고 어떻게 보면 민주당에 이용을 당하는 것"이라면서 "정말 순수한 뜻이 있으신 분이니깐 지금 용퇴 하시는 게 본인과 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더 정말 큰 결단을 내리시는 거고 그게 아름다운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처럼 안 후보 사퇴 불과 며칠 전까지도 공식석상을 통해 안철수 후보 사퇴를 거듭 요구해왔다.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했지만,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 발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안 후보가 완주하기를 바란 것처럼 논평한 것은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수사라는 점에서 '대체로 거짓'이라고 판단한다.

각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를 보시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김성주#안형환#새누리당#안철수#사실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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