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김해시민 100인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에서 이병하(통합진보당)·권영길(무소속)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병하 후보는 "김두관 전 지사의 '민주도정'이 '진보도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면 지금이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권영길 후보는 "단일화 제안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바로 실무 협의가 있기를 바란다. 제안을 받아서 실제 단일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하·권영길 후보는 12월 1일 오후 김해시청 대강당에서 토론했다. 경남매일, 김해YMCA, 김해YWCA, 시민참여정책연구소가 "경남지사 후보 초청, 김해시민 100인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를 연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이번 선거 뒤 처음으로 열린 토론회라 관심을 끌었지만, 홍 후보가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행사진행을 한 공윤권 경남도의원은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토론회다. 홍 후보 측에서 오는 3일 선관위 초청 토론회를 하면 되기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단일화 이야기는 토론회 마지막에 나왔다. 권영길 후보는 후보 등록 막판 직전에 민주통합당 공민배 전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이루었지만, 아직 야권 전체 단일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병하 "민주도정에서 진보도정으로 이어져야"이병하 후보는 "지금까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경남을 장악하고 독주한 것에 대해 도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경남이 축소·정체되고 있어 바꾸어야겠다는 차원에서 김두관 도정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는 야권의 바람대로 안 될 것이라 했지만, '민주도정협의회'를 시범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전에 없던 서민정책이 많이 발굴되었다. 중도사퇴로 민주도정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면서 "민주도정이 진보도정으로 이어져 가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정책과 진보의제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통합진보당은 가장 낮은 지지율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대선과 경남지사 보선 절차를 밟아 왔다. 이명박정권을 심판하고 새누리당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면서 "단일화가 필요하면 해야 한다. 먼저 제안도 했다. 흘러오는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의 실체와 후보도 있고, 먼저 제안이 됐음에도 민주당과 권영길 후보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당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아무런 가치나 정책연대의 논의도 없이 시간에 쫓겨 하는 '묻지마 단일화'는 안된다"면서 "그러나 대원칙이 있다. 민주도정이 진보도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면 지금이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병하 후보는 "단일화를 해서 승리하도록 하겠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후보는 통합진보당을 탈당했는데, 이병하 후보는 "권 후보는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을 떠나는 과정에서 당원들이 섭섭해 하고 억울해 하고 있다"며 "당원들이 입었던 마음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서 승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길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단일화 매듭짓도록"권영길 후보는 이병하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환영했다. 권 후보는 "노동자들도 현장에서 단일화를 바라고, 창원지역 노조 지회장들이 얼마전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 분들의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 사람은 노동자와 진보진영의 결집을 위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단일화 매듭을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병하 후보는 저와 같은 길을 걸어왔다. 이병하 후보는 공무원 사회의 개혁을 위해, 부정부패 없는 공직사회를 위해 뛰어 왔다. 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자고 하다가 해고되었다. 그같은 황무지를 걸으면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외쳤다. 앞으로 희망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처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안타깝게도 후보로 되어 있지만 미래를 보면 이것은 찰라에 불과할 것"이라며 "한 사람이 후보가 되어, 아름다운 희망이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나타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권 후보는 "야권단일화라고 하는데, 원칙적으로 따지면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다. 옛 민주노동당은 결선투표제와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하자는 쪽이었다. 그렇게 해야 정치발전이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다. 결국 정치권에서는 결선투표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그런 조건에서 현재 야권단일화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이다. 특히 이번에 이명박정부를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단일화 하라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정치할 생각 하지 말라는 것이 국민들의 명령이고, 경남도민으로 보면 단일화를 거역하면 정치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실무 협상을 통해 야권단일화가 되기를 바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 재분리 가능한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은?이날 토론회는 김성수 인제대 교수(정치외교학)의 사회로, 류한열 경남매일 편집국장과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서우향 시민참여정책연구소 이사, 서춘화 김해YWCA 사무총장이 패널로 질의했다. 패널들은 개별질문 때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도 준비했지만 질의하지 않았다.
모두발언에서 이병하 후보는 "야권도정의 연속성을 위해, 더불어 힘께 살겠다는 의지로, 노동자․서민․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나왔다. 그것을 지켜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권영길 후보는 "이명박정부 집권 속에서도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부자감세를 해주었다. 어린애 키우고, 노년 삶을 걱정하지 않는 경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옛 창원마산진해 재분리 추진'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 권영길 후보는 "통합할 때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다.주민투표를 해야 하는데 주민투표 생략하고, 당시 한나라당이 지배하고 있던 시의회에서,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압력을 가해 졸속으로, 무리하게 통합했다. 통합 이후 갈등이 크다. 생략된 주민투표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출연기관 등 공공분야의 비정규직 해소대책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병하 후보는 "제대로 된 직장과 제때 받는 임금의 중요성을 안다. 대선 화두가 경제민주화다.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경제민주화는 허구다. 행정관청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산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세입예산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2013년 예산안을 짜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무상급식 확대 방안에 대해 공통질문했다.
이병하 후보는 "무상급식 확대 약속이 내년부터 잘 지켜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사실상 홍준표 후보한테도 책임이 있다. 서울시에서 무상급식 문제가 되었을 때 그는 부정적 견해를 냈다"며 "무상급식 확대를 지켜내겠다.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권영길 후보는 "오는 19일 당선되는 도지사는 내년 경남 살림을 이미 편성된 예산에 따라 살게 되어 있다. 현재 집행부가 예산을 편성해 놓았다. 내년에 가서 신임 도지사가 추경예산을 편성할 수 밖에 없다. 추경예산의 첫 번째는 무상급식이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대답했다.
부산김해경전철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데, 김해시․부산시에서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에 "김해시가 재정파탄 위기에 처해 있다. 수요예측을 잘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그 대책을 물었다.
권영길 후보는 "경전철에 대해서는 정부 책임을 물어야 한다.정부 책임을 묻고 답을 얻어내도록 하겠다. 지난해 국토해양부 차관은 '부산김해경전철은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했다'고 했다.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병하 후보는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도지사가 되면 '민자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서 따지고 대책을 세우겠다. 부산김해경전철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질의도 이어져 ... 김해경찰서 외사과 설치해야시민질의도 이어졌는데 시민들은 "김해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내국인 안전 정책이 필요하고, 현재 김해경찰서 외사계를 '외사과'로 승격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병하 후보는 "외국인 범죄 대책과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김해경찰서 '외사과' 설치는 적극 해야 한다. 지방경찰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중앙권력이 막고 있다"고, 권영길 후보는 "경찰업무에 대한 권한을 중앙에서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김해경찰서 외사과 설치는 가능하다. 경찰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이 마음을 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권영길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서울에서 국회의원 4선할 때 저는 지역에서 재선하면서 경남 살림살이를 살폈다"면서 "마지막 공직을 경남지사로 하고 싶다. 일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병하 후보는 "대한민국 미래는 통일 문제에 달려 있다. 통일 문제를 그냥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는 통일로 가야 한다. 한미FTA 등으로 농촌이 어려운데, 농업 등 국가적 문제에 적극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후보자 합동 텔레비전 토론회가 두 차례 열린다. 이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홍준표, 통합진보당 이병하, 무소속 권영길 후보가 모두 참석한다.
3일 오전 9시45분 MBC경남, 14일 오후 10시20분 KBS창원을 통해 각각 75분․80분 동안 토론회를 연다. MBC경남은 이호영 창원대 교수, KBS창원은 이경찬 영산대 교수가 사회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