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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3일 오후 8시 54분]

 김영삼 전 대통령계인 '민주동지회'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이성권씨가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유인물을 뿌리며 항의하다 끌려나오던 중 넘어지고 있다. 이씨는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 "박근혜는 이명박 정권의 연장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계인 '민주동지회'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이성권씨가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유인물을 뿌리며 항의하다 끌려나오던 중 넘어지고 있다. 이씨는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다" "박근혜는 이명박 정권의 연장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 권우성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김수환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유인물을 뿌리다 끌려나가는 이성권씨를 쳐다보고 있다.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김수환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유인물을 뿌리다 끌려나가는 이성권씨를 쳐다보고 있다. ⓒ 권우성

"누가 그래! 김영삼 총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이 연단에 나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말한 내용을 전하자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지만 단 한 사람 민주동지회 회원 이성권씨가 벌떡 일어나 외치며 A4 한 장짜리 유인물을 뿌렸다.

"부끄러운줄 알라!"고 호통치는 이씨를 참석자 몇 명이 끌어냈고 이씨는 격렬히 저항했다. 이씨는 행사장 밖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곧이어 경찰이 이씨를 잡고 당사 밖으로 쫓아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문민정부 출범을 뒷받침한 민주동지회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2층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현장에서 혼자 '거사'를 감행한 이씨는 민주동지회 회원이자 민주화추진협의회의 노동국 노동부 차장을 지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로 민추협에서 받은 임명장 사진과 민주동지회에서 보내는 각종 부고 및 모임 알림 문자메시지도 제시했다. 

이씨는 손으로 쓰고 복사한 성명서에서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지지는 민주화투쟁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5년, 우리가 쌓아올린 민주주의 탑은 무너져 내리고 민주주의는 과거 유신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며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인권은 간 데 없으며,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씨는 "동교동계, 상도동계 실세였던 일부 세력들의 박근혜 지지선언은 민주화 투쟁 일선에서 헌신과 희생으로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탄생을 뒷받침해 온 당원들에 대한 모독이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반역 세력의 박근혜 유신독재 후계자, 이명박 실정의 절반의 책임자에 대한 지지는 선거를 통해 심판과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국민 대통합의 가면 기만극에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반민주세력을 규탄하고 각성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이성권씨가 유인물을 뿌리며 지지 선언에 항의하고 있다.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이성권씨가 유인물을 뿌리며 지지 선언에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민주주의 살려야 할 사람들이 이명박·박근혜와 야합"

당사 밖으로 쫓겨났찌만 이씨는 전혀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당사를 향해 "선거는 금방 끝나지만 역사는 계속된다. 민주화의 역사는 계속된다"고 외쳤다.

이씨는 이날 행사장에 모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전직 국회의원과 주요 인사들에 대해 "저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 뒤에 국회의원 해먹고 호의호식하던 사람들 아니냐, 이제 다시 반민주 세력과 야합해서 뭘 해 먹으려는거냐"고 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그 사람들이 지금 잘못되고 있는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인데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권과 군사독재의 딸인 박근혜와 야합해서 영화를 누리려고 하고 있다"며 "결국 박근혜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힐난했다.

이씨는 "새누리당 안의 민주화 세력도 마찬가지"라며 "김무성, 이재오 등 민주화 세력도 박근혜가 정권을 잡으면 토사구팽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민주화 세력은 본인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민주주의를 되살려야지, 대통합의 가면을 쓴 박근혜와 야합하면 안 된다"고 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 후보에 뒤지는 걸로 나오고, 안철수 전 후보의 도움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씨는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안 후보가) 어느 당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할 것이 아니라, 오직 국민만 보고 후퇴한 민주주의를 살리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권씨(가운데)가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유인물을 뿌리며 항의하다 끌려나오고 있다.
이성권씨(가운데)가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민주동지회의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 도중 유인물을 뿌리며 항의하다 끌려나오고 있다. ⓒ 권우성

민주동지회 부이사장 "그 사람은 민주동지회 아니다"

이날 지지선언 행사를 한 민주동지회 측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성춘 민주동지회 부이사장 등은 따로 기자실을 찾아 이성권씨가 민주동지회 회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부이사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내가 민추협 사무총장 8년 했는데 내가 얼굴을 모르면 모르는 사람"이라며 "회원도 아닌 사람이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이씨의 소란 직후 행사장 내에선 이씨를 알아본 사람들이 제법 있었고, '언제 뭘 했던 사람이다'는 식으로 자기들끼리 얘길 나누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계인 '민주동지회' 회원들이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수환 전 국회의장,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계인 '민주동지회' 회원들이 3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수환 전 국회의장,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박근혜#민주동지회#이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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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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