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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발인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4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발인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앞둔 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근들은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은 박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고 이춘상 보좌관의 장례가 마무리된 날이다.

고인의 발인에 참석한 박 후보를 수행한 한 측근은 이날 밤 공중파 TV로 생중계 예정인 선거방송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를 걱정했다. 그는 "지금 후보가 넋이 나가 있다. 너무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날 발인 현장에선 고인을 떠나보내며 여러 차례 눈물을 보인 박 후보의 모습에서 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회한이 엿보였다. 이 측근은 "토론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특히 TV토론은 시간 안배가 중요한데, 지금 후보가 그런 걸 생각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박 후보의 다른 측근도 "강한 분이긴 하지만…"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측근은 "(고 이춘상 보좌관은) 자식뻘은 아니지만, 동생같이 자식같이 여기던 사람이 죽었으니 그 충격이 빨리 회복될 리 없다"며 마찬가지로 "오늘 TV토론이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평정심이 중요한 대선 후보간 TV토론을 앞두고 자식같이 여기던 최측근을 영영 떠나보내는 일이 생겼다. 비극적으로 부모를 잃고 자녀를 두지 않은 박 후보이기에, 정치역정을 같이했을 뿐 아니라 친동생처럼 여긴 고인을 잃은 슬픔이 클 것이고, 평정심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짐작이다.

"부지런한 박 후보가 빡빡한 일정 원해"

이 측근은 "후보가 느낄 자책감이 걱정"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고인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할 게 가장 걱정된다는 것.

사실 선거운동 기간과 함께 개시된 박 후보의 전국 유세는 동행하는 기자들로부터 '너무 빡빡한 것 아니냐'는 푸념을 듣기도 했다.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후 박근혜 후보는 30여 차례의 민심 소통 유세를 펼쳤고, 문재인 후보는 20여 차례 유세를 펼쳤다"고 과시할 정도였다.

지난달 29일 서울·인천지역에서는 15개의 일정을, 30일 부산지역 유세에선 11개의 일정이 잡혀 있었다. 사망 사고가 났던 지난 2일 강원도 유세는 오전 9시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약 3시간여 동안 강릉시청 → 강릉시 성내동 → 속초시 중앙시장 → 인제군 북면 → 춘천시 온의동 순으로 도착하는 계획이 짜여 있었다. 당시 사고도 급하게 유세장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측근이 '박 후보의 자책감'을 걱정하는 건 이 같은 빡빡한 일정에는 박 후보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는 "후보 본인이 워낙 부지런하기 때문에 그렇게 빡빡한 일정을 원했다"고 했다.

이 측근은 "허유근 단장이 선거가 끝나고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많이 우셨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고 허유근 단장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후보 캠프에서 홍보제작단장으로 활약한 뒤 큰 질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지난 2008년 12월 별세한 광고계 인사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는 강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불행에 대해선 쉽사리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사람이 박 후보라는 설명이다.

이 측근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조만간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직접 지원할 거라는 소식에 대해선 "큰 영향이 있겠느냐"면서도 "(박근혜) 후보가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가장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자책#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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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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