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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강지원 대선 후보는 TV 토론에서 볼 수 없다.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TV 토론자 선정 방식은 위헌이라면서 유권자들과 만날 기회를 걷어차 버렸기 때문이다. 강 후보 연설은 길거리에서도 볼 수 없다. 돈 안드는 정치를 선언하면서 100억 원이 든다는 확성기 연설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16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선거 공보물도 절약형(2페이지)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대선을 불과 9일 앞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차린 강 후보의 캠프에서 우연치 않게 그의 연설을 들을 수 있었다. 20여 평 남짓 되는 공간에서 10여 명이 둘러앉은 채 진행된 조촐한 '정책콘서트' 행사였다.

이날 그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홈페이지(http://kangpung.com)에 올릴 목적으로 녹화를 했다. 보기 드문(?) 기회를 잡은 기자는 핸드폰 카메라로 10분짜리 동영상을 찍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NG가 나기도 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기 바란다.

▲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 인터뷰 동영상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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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영상은 65회째다. 그는 지난 9월 5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투표 전날인 오는 18일까지 100회 분량의 정책공약 동영상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7년여 동안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초대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정책 선거에 대한 갈증을 이번 대선에서 풀겠다는 것이다.

"난 매니페스토 후보... 떡볶이 먹거나 말 춤 안 춘다"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 ⓒ 조재현

"아침 10시반경에 정책 콘서트를 하면 이후 별다른 일정이 없다. 어떻게 보면 한가한 후보다. 그런데 시장에서 악수하고 싸돌아다니는 것, 떡볶이 집어먹는 것, 생선 들고 사진 찍는 것, 말춤 추는 것은 안 한다. 그건 이미지 선거다. 이벤트 선거다. 난 이런 선거를 비판하는 매니페스토 정책 중심 선거의 주창자이다. 나라도 모범을 보이고 싶다." 

그래서일까? 그는 1% 미만의 지지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는 오히려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매니페스토운동을 해 왔지만 아무리 소리쳐도 메아리가 없었는데, 직접 출마하니 많은 곳에서 반응이 온다"고 말했다.

"가령 후보자들이 '베껴가기'를 많이 한다. 고맙다. 새누리당 기자회견장 뒷배경에는 '이제는 정책에서도 앞서 가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더라. 또 안철수 전 대선예비후보는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하자고 말했고, 문재인 후보는 요즘 초당적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말한다. 이게 다 제 공약이다. 그 외에도 많은데, 특허료를 받을 생각은 없다. 출마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웃음)"

그는 자신의 출마 키워드는 '청소'라고 했다. "흙탕물 정치판을 청소하겠다"는 것이다. 한 지지자가 그에게 선물한 커다란 대나무 빗자루가 인터뷰하는 공간에 놓여있기도 했다. 우선 그가 왜 흙탕물 정치판이라고 묘사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우리 정치판은 싸움박질과 대립, 갈등이 난무한다. 한마디로 정당 싸움이다. 거기에 국민들은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선거판도 욕설과 비방, 네거티브로 일관한다. 이런 싸움박질 정치를 청소하자고 나온 것이다."

통합정치? "잡탕정당 돼 버렸다"

- 강 후보가 바라는 새정치는 무엇인가?
"요즘 여야가 '새정치'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지율이 박빙이어서 중도층과 부동층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런데 이들이 새정치가 무엇인지를 알고나 하는 말인지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 가령 박근혜 후보는 국민 대통합을 말하고, 문재인 후보는 대통합 내각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대통합은 자기중심으로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그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는 이어 "통합이라는 미명 하에 반대편 사람을 끌어 모으고, 철새를 영입해서 소신이 다른 사람들이 양쪽으로 휩쓸려 들어갔다"면서 "각 정당은 잡탕정당이 돼 버렸다"고 일갈했다.

- 그럼 후보가 지향하는 새정치란 어떤 모습인가?
"초당적인 화합의 정치다. 국회의원부터 초당적이어야 한다. 헌법에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에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령 한미 FTA를 찬성하는 게 당론일 경우 '나는 농촌 출신이기에 반대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교차 투표가 가능하다. 당론 강요는 불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야 패거리 작당정치를 해왔다.

대통령이야말로 초당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원수이고 국정의 최고 조정자이어야 하는 데 역대 대통령은 지지 정파의 우두머리 노릇을 했다. 대통령은 자기를 반대했던 사람도 포용해서 국민 전체의 대표자가 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초당적 집권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오바마 당선자가 야당 지도자에게 전화해서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더 감동적인 것은 롬니 패배자가 '더 이상 당파적인 것은 없어야 한다.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한 부분"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정책선거를 주장하는 그에게 이번 대선 선거판에 대한 평점을 매겨달라고 부탁했다.

"빵점이다. 매니페스토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벤트 선거가 여전하다. 대변인이 입을 떼면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상대편 이야기만 열심히 한다. 대부분 욕설, 비방이다.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린다. 돈 선거, 조직선거도 여전하다. 선거 막바지에 지역감정을 선동한다. 정책은 사라지고 욕설과 비방만 남아있다."

그는 특히 "매니페스토 운동가들이 주장해서 최근 정책 공약집을 서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 데 어느 정당도 이걸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웃기는 것은 무소속 후보는 정책 공약집 만들어서 시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해괴망측한 게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가 말하는 차별적 공약 3개는?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 ⓒ 조재현

강 후보에게 다른 후보와 정책적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공약을 3개만 꼽아 달라고 했다.

"1번은 좀 전에 이야기한 '초당적 화합정치'다. 이를 위해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모든 당과 당정 협의를 해야 한다. 2번은 '홍익적 경제 활성화'다. 국가는 대기업에게는 자유를 주되 중소기업, 소상공인, 골목상권 서민들에게 온 힘을 다해서 지원을 해야 한다. 넓게 이롭게 해야 한다. 물론 대기업의 약탈적 독식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처단해야 한다. 3번은 적성 찾기 교육혁명이다. 70%의 청소년들이 먼저 취직한 후에 대학은 나중에 가도록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러면 청년 실업은 해소된다. 반값등록금 문제도 쏙 들어간다."

- 경제 분야의 경우 다른 후보들이 내건 '경제민주화'와 차별성이 있는가?
"경제민주화 공약은 대기업을 규제해서 낙수 효과를 보겠다는 게 핵심이다. 나는 대기업에도 자유를 주되 서민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나는 농촌 살리기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수도권의 100만 명을 귀농-귀촌하게 해서 농촌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왜 농촌이냐고? 핸드폰을 팔아서 농산물을 사오겠다는 망국적 발상 때문에 이 나라 농업은 죽어가고 있다. 밥상에 오른 반찬의 90%가 외국산이다. 조기 은퇴자의 66%가 귀촌, 귀농을 희망하는 데 그들이 저렴하게 농지와 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하고, 사이버 직거래소를 만들어 판로를 보장하고 싶다."

그에게 이념적 스펙트럼을 물었다. 그와 가장 근사치에 위치한 다른 대선 후보는 누구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믈었다.

"다른 후보들의 이념적 성향은 편파적이고 고착적"이라는 그는 "난 가운데로 향하는 중향적인 인"이라고 말했다.

- 당초 어느 위치에서 가운데로 이동한다는 것인가?
"국방 문제나 음란물을 규제하는 문제에 대해서 나는 보수다. 그러나 진보 쪽의 생각도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 여성문제나 아동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이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지만 보수 쪽의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극단으로 치닫은 책임은 싸움박질 선수인 지식인과 언론인이 져야 한다. 이들부터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나라 말아먹지 않겠지만..."

- 상대 후보를 칭찬하면서 선거를 축제의 분위기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 가장 많이 칭찬해주고 싶은 후보가 있다면?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괜찮은 사람들이다. 나라를 말아먹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조실부모한 여성인데 두 번씩이나 망해먹은 한나라당을 살려냈다. 문재인 후보는 얼마나 바르고 국정경험도 풍부한가. 국민들이 누구를 찍어도 괜찮다. 그런데 매니페스토 관점에서는 그분들을 가차 없이 비판해야 겠다. 이번 선거에서 싸움박질을 너무 잘한다. 이런 사람들이 집권하면 싸움박질이 계속될 것이다."

- 돈 안 쓰는 선거를 하겠다고 공언하셨는데 어떻게 실천하나?
"선거가 끝나면 예산내역을 공개할 것이다. 우선 대선후보는 2000여 명의 선거운동원을 둘 수 있다. 나는 몇 십 명이다. 100억 원 든다는 확성기 유세도 하지 않고, 선거공보물도 두 쪽으로 확 줄였다."

"1%의 위대한 기적... 난 끝까지 간다"

- 그런데 선거일이 얼마남지 않았다. 아직도 1%다. 예상했나?
"몰랐다. 그런 것은 신경 쓰지도 않는다. 언론인들을 포함해서 국민들의 욕망적 사고방식이 문제다. 가령 우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밖에 안 보는 데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선만 보인다. 그런데 선거는 다양한 국민 의견이 표출되는 중대한 국가적 행동이다. 선택지가 광범위해야 한다.

이념적으로 극우에서 극좌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돼야 한다. 그래야 선거 결과를 보고 국민들 중 극우와 극좌가 몇 %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오로지 당선만을 생각하는 사고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큰 두 사람에게만 (지지율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소수자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 책임은 언론인에게 있다. 언론인들이 탐욕적 사고방식에 휩싸여 있다."

- 그럼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하늘이 정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슬로건이 '하늘이 내린 선거혁명, 위대한 기적'이다. 

- 후보로 출마한 것은 당선보다 정책선거 홍보가 목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인가?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당선되겠다는 것이다. 부패한 선거로 당선되는 것은 썩은 당선이다. 깨끗한 선거로 당선이 되는지 안 되는 지를 두고 보자는 것이다. 국민이 나를 선택하면 기적이다. 한국 정치는 이제 기적을 이뤄야 한다."

- 1%의 기적을 바라고 있다는 말인데, 끝까지 완주할 생각인가?
"그렇다. 우리는 경제 기적, 민주화 기적을 이뤘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의 시대에 정치 기적을 이룰 때다."

- 오늘 2차 TV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혹시 방송 토론에 나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을 후회하고 있지는 않나?
"전혀 후회하고 있지 않다. 나한테 마이너리그에 나가라는 것인데 그건 불법이다. 한 달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5%를 기준으로 토론방식을 선정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안철수 후보가 본선에서 빠졌다. 이런 여론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적어도 토론 2-3일전에 여론조사해서 반영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이런 무식한 법이 어디 있나?"

- 그럼에도 1차 토론은 지켜봤나? 관전평을 하자면...
"한심했다. 매니페스토 시각으로 보면 마이너스 점수다. 미국의 두 후보의 토론은 철학적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을 인신공격한 기억밖에 없다. 토론이 다 끝난 뒤에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을 가졌는지 알았나? 하나도 모른다. 그따위 토론은 집어치워야 한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소신 투표하시기를 권고한다. 선거는 다양한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장이다. 자신의 생각을 국정에 반영하는 절호의 기회다. 눈치 보기 투표, 소신에 반하는 투표 행위는 자신의 양심의 자유를 반하는 것이다. 이번 투표에서 소신을 국가에 반영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후보를 찾아라. 정책 공약을 보고 투표하라."

강지원 대선후보 프로필
박스:프로필 : 1949년 3월 17일 전남 완도 출생 / 변호사 / 경기 중·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 1972년 행정고시 합격 / 1976년 사법고시 수석합격 / 1997년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 / 2006년 (전)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초대 상임대표



#대선 후보#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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