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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연말이다. 여기저기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상식이 열리는 모양이다. <오마이뉴스>는 내년 2월 22일, 창간기념일 즈음에 시민기자 시상식을 열 것이다. 그 시상식에 '두루두루상' 같은 게 있다면 나는 단연 이 사람을 추천하고 싶다. <오마이뉴스>의 13개 기사 섹션 가운데 10개의 섹션에 잉걸 기사를 쓴 김준수 시민기자. 정치, 사회, 경제에서 스포츠, 영화, 책동네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 글쓰기를 뽐내고 있다.

올해 초 '나꼼수 비키니 논란' 당시 '열 받아서' 쓴 글이 생나무 처리된 뒤로, 오히려 가능성을 느끼고 부지런히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준수 시민기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흘에 한 편 꼴로 열심히 기사를 쓴 덕에 시민기자 활동 1년이 채 되기 전에 이미 잉걸 기사 100개를 훌쩍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특근 때문에 자신의 첫 대선 투표 기회를 놓친 이야기를 써서 '나의 투표권 수난기' 공모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여러 분야의 글쓰기 시도를 통해 성실하게 자신만의 '무기'를 찾아나가고 있는 건강한 20대 청춘, 김준수 시민기자. 그의 이야기를 12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 김준수 시민기자의 기사 보기

"모든 섹션에 잉걸 기사 쓰기, 도전해보고 싶네요"

 김준수 시민기자
김준수 시민기자 ⓒ 김준수

- 자기소개부터 부탁합니다.
"서울에 사는 28세 청년입니다. 현재는 지난 1월 이후로 일을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올해 초 '나꼼수 비키니 논란' 때 제 생각을 글로 써보고 싶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썼죠. 제 글은 너무 감정적이고 내용도 부족했던 터라 정식기사로 채택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쓸 수 있단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글들을 계속 써보게 됐구요."

- 아이디(deckey)가 재밌습니다. 그대로 읽으면 '떼끼'인데, 무슨 뜻인가요?
"정확하게 파악하셨네요. '떼끼!'라는 그 단어에서 따왔어요. 아버지의 아이디어인데요, 14년 전 PC통신 계정을 만들 때 아이디를 뭘로 할까 고민하던 중에, 아버지께서 '떼끼'를 소리나는 대로 영어로 옮긴 'deckey'가 어떠냐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부터 이 아이디로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죠."

- 프로필 사진이 인상적인데, 피켓의 문구가 안 보이는 게 아쉽네요. 설명 좀 해주시죠.
"인터넷에서 인상 깊게 본 사진이라 프로필 사진으로 썼습니다. 해외의 집회에서 어느 노인이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인데요. 문구의 내용은 '부자들이 가난한 자를 강탈하면 사업이라 하고, 가난한 자들이 맞서 싸우면 폭력이라 한다' 정도 될까요. 최근 화두가 된 경제민주화와 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치에서 스포츠까지 참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습니다. 13개 섹션 중 교육, 여성, 문화를 제외하고 무려 10개 섹션에 잉걸 기사를 쓴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모든 섹션에 잉걸 기사를 쓰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네요. 정치나 사회 이슈에 관련된 생각을 써보고 싶었는데요, 제 실력이나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초반에는 스포츠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축구만큼은 누구보다 좋아하거든요. 그 뒤로는 서평이나 영화 리뷰, 사회나 정치 등 점차 분야를 넓혀서 제 생각을 써보게 되었구요."

"처음으로 잉걸 기사 되던 날, '두근거림' 못 잊어요"

 김준수 시민기자가 그린 자화상
김준수 시민기자가 그린 자화상 ⓒ 김준수

- 영화 리뷰 기사가 특히 반응이 좋습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영화로 풀어내려는 노력이 잘 보이는데요, 영화를 볼 때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고르시나요?
"제가 영화나 책을 볼 때 정해놓은 유일한 규칙은 '장르불문'입니다. 먹는 음식도 그렇지만, 편중된 섭취는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특정 장르나 분야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배척하면 그만큼 결핍되는 거겠죠. 소재나 발상이 독특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글을 쓸 때는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쓰다보니, 사회적 주제가 담긴 작품들의 리뷰를 상대적으로 많이 쓰게 된 것 같습니다."

- 2012년 개봉작 가운데 '최고의 영화'와 '최고의 배우'를 꼽는다면?
"올해 최고의 영화라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라 말하고 싶습니다.(<뻔한 할리우드물 같은데, 뭐가 전설이란 거야?>) 제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팬이라서 그런지, 시리즈를 완결하는 이 영화에서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졌거든요. 완성도도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배우는 <남영동 1985>에서 고문피해자 김종태를 연기한 박원상씨라고 생각해요.(<관객도 꼼짝없이 고문피해자가 됐습니다>) 거의 실제로 고문을 당하다시피, 대역이나 특수효과 없이 온몸으로 연기했죠. 그 결과로 관객들이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더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2012년 2월부터 지금까지 약 11개월 동안 110여 편의 기사를 썼습니다. 사흘에 한 편 꼴로 정말 부지런히 기사를 써주셨는데,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글쓰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제 글이 처음 잉걸 기사가 되던 날, 버금 기사로 처음 메인에 오르던 날의 두근거림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람들이 그걸 읽고 반응을 보인다는 것도 짜릿했구요."

- 대표작(?)이라 할 만한 기사를 꼽는다면 뭔가요? 반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기사는?
"가장 반응이 좋았던 <2012 대한민국 예견한 비극... 소름끼친다>를 대표작이라 꼽고 싶네요. 제가 쓴 글이 처음 오름에 오른 것이기도 했고,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건 제게도 충격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에도 노출되어 제 글을 보고 지인들이 말해주기도 하더군요. 다른 글들은 대부분 아쉬운데, 가장 아쉬움이 남은 기사로는 <신림사거리서 공사중인 크레인 쓰러져... 8명 부상>이 떠오르네요. 사고현장이 집 근처라 뛰어나가서 취재했는데, 서투르다보니 애를 먹었거든요. 결과적으로 기사내용도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반값등록금 안 되는 건 20대 투표율 때문... 꼭 투표!"

 김준수 시민기자의 2012년 총선 투표 인증샷
김준수 시민기자의 2012년 총선 투표 인증샷 ⓒ 김준수

- 다른 시민기자들 가운데, 잊지 않고 그분의 기사를 챙겨보는 사람이 있나요?
"강인규 기자님의 글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사회적 문제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고 흡입력이 있거든요.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도 느낄 수 있구요. 한만송 기자님 기사도 챙겨봅니다. 취재기사를 활발하게 쓰시는데, 현장을 생생하게 잘 전달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 정치적으로 좀 민감한 주제를 담은 글에는 날선 댓글들이 달리기도 합니다. 혹시 독자의 댓글이나 쪽지에 상처받은 일은 없는지, 반대로 힘을 얻은 일은 없는지요.
"처음엔 인신공격, 욕설이 담긴 댓글이나 쪽지에 황당하기도 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기사 제목만 읽고 욕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사형제에 찬성한다면, 이 글을 보아주십시오> 기사가 나간 뒤에 재미교포로 자신을 소개한 독자로부터 영어로 된(!) 쪽지를 받아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저는 사형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그분은 찬성론자였죠. 몇 차례 의견을 나누다보니 더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지난 2007년 대선 때 투표를 못한 아쉬움을 글로 쓰기도 했습니다. 다음주 대선 투표는 누구에게 할지 결심하셨나요? 투표 참여를 망설이는 분들께 독려의 한 말씀도 부탁합니다.(* 인터뷰는 대선 일주일 전인 12일에 진행됐습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투표하려구요.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이 여러 분야에서 후퇴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가장 심각한 것이 민주주의 가치의 추락과 양극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두 가지를 가장 잘 해소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인들은 투표하지 않는 계층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연히 배려하지 않겠죠. 반값등록금 공약이 실행되지 않은 이유도 지난 몇 년간 20대의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봐요. 젊은 세대도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앞으로 5년의 미래를 위해서,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지 말고 어느 후보에게든 꼭 투표해주세요."


#찜이시민기자#시민기자#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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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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