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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4일 오후 8시 15분]
문재인 "대세 기우니 새누리당 못된 버릇 또 나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비가 내린 부산 부전동 서면 유세장에서 우산 행렬 속을 걸으며 한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비가 내린 부산 부전동 서면 유세장에서 우산 행렬 속을 걸으며 한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 남소연

 14일 부산 부전동 서면에서 비를 맞으며 유세를 펼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짓하며 화답하고 있다.
14일 부산 부전동 서면에서 비를 맞으며 유세를 펼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짓하며 화답하고 있다. ⓒ 남소연

"오늘 비옷 장사 수지 맞았네요."

14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유세를 보기 위해 부산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을 찾은 김정혜(67)씨는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비가 오면 사람이 적게 나올 줄 알았다"는 그 자신도 우비 자켓, 우비 바지, 장화까지 갖추고 유세 현장을 찾았다.

김씨의 말마따나, 비가 줄기차게 내림에도 2000여 명의 시민이 문 후보의 부산 유세에 몰려들었다. 우산을 받쳐 들어도 몰려든 인파에 밀려 비를 제대로 피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임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노란색 우비를 사 입고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김씨는 "새누리당을 향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며 "이미 대세는 달라졌다"고 잘라 말했다. 문 후보에 앞서 부산 진구를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유세장의 분위기도 좋았다고 전하자 그는 "거기 동원한 사람들을 내가 다 찾아낼 수 있다, 지인이 '형님 일당 많이 받아줄게 박근혜 유세장 온나' 하더라"라며 "어떤 사람은 아까 '여긴 우비도 안 주냐'고 하던데, 여긴 그런 거 없이 다 자발적으로 온 거"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보기엔 5% 이상 이미 앞섰다, 부산은 확실히 뒤집어졌고 전체에서도 문재인이 앞선다"며 "이제 5일 남았는데 이걸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했다.

"새누리당 알바 군단이 장난치고 있는데 빙산의 일각 드러나"

이 같은 열기에 기운을 받았는지, 문재인 후보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그는 "궂은 날씨에도 정권교체 안 되면 어떡하나 걱정 절박함에 나오셨냐, 너무 염려말라 내가 이긴다"며 "그런데 대세가 기우니 새누리당 못된 버릇이 나왔다, 인터넷이나 트위터 쪽에 엄청난 알바 군단이 장난치고 있는데 그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근혜 후보 국민편익위원회 SNS 미디어 본부장인 윤정훈씨가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SNS 여론 조작 활동을 벌이다 서울시 선관위에 적발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박 후보가 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거나 입장을 밝혀야 하는 거 아니냐, 근데 '흑색선전과 전면전을 벌인다'며 내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세상에, 내가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했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부산 부전동 서면에서 유세를 펼치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받쳐들고 문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시민과 지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부산 부전동 서면에서 유세를 펼치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받쳐들고 문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시민과 지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는 투표 독려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투표 한 장의 가치가 얼마인지 아나, 5년 치 예산 1800조를 4000만 유권자에게 나누면 무려 4500만 원"이라며 "이 귀한 가치를 포기하겠나,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목이 터져라 "투표"를 외친 이용구(58)씨는 부산 판세에 대해 "부산의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을 많이 지지한다"며 "지금 봐라, 분위기가 굉장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확실하게 뒤집어졌고, 100만 표 이상 차이로 문재인이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번만큼은 속지말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부산 시민의 열띤 호응 속에 치러진 부산 유세의 마지막은 <부산 갈매기> 합창으로 끝이났다.

문재인, 박근혜 부산 경남 방문에 맞불...'히든카드' 안철수

문 후보는 이날 경남·울산·부산을 두루 훑으며 부산경남 민심 잡기에 나선 차였다.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역시 경남 진주·양산, 부산 진구를 방문해 '표심 굳히기'에 공을 들인 터. 여권의 텃밭인 부산경남 지역 공략을 위해 문 후보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바로 안철수 전 대통령 예비후보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울산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합동 유세가 아닌 '따로 또 같이' 전법이다. 이날 오후 3시 50분 문 후보는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비슷한 시각인 오후 4시, 안 후보는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방문해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각기 다른 곳을 방문해 울산의 민심을 잡으려 한 것이다.

문 후보는 울산 유세에서 "며칠 동안 분위기가 무섭게 바뀌는 걸 다 느끼실 거다, 가는 곳마다 이미 역전됐다고 하신다"며 "그제까지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가 오늘 아침 보도 됐는데 내가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고 자신했다. 하루 전 충청권과 전라도를 두루 거친 후 이날 곧장 부산 경남 유세를 펼치는 강행군을 펼친 탓인지 문 후보의 목소리가 쉬어있었다.

그는 "이번 대선의 선택은 간명하다, 이명박 정부가 잘했으면 계속할 수 있게 밀어주는 것이고 잘못했으면 갈아치우는 것"이라며 "그런데 울산, 부산, 경남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다는 데 맞냐, 그런 분 계시면 여기 계신 분들이 그게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구전 선거운동'을 부탁했다.

문 후보는 "울산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없애는 일을 울산에서부터 시작하겠다"며 "지금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가 이 추운 겨울에 58일째 송전탑에 올라 농성을 하고 있다, 기업이 노동자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는 것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20여 분 간의 짧은 유세 동안 "문재인 대통령" 연호가 8번 터져 나올만큼 울산 유세의 열기도 뜨거웠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렸음에도 7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4살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돌이 된 딸을 안고 나온 전선미(31)씨는 "젊은 사람들은 확실히 문재인 후보인데, 연세 있으신 분들은 여전히 새누리당"이라며 "울산에 유명한 온라인 카페가 있는데 지난 총선 때 카페 분위기는 민주당 우세였는데 결과는 새누리당이 우세하더라, 이번에도 그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의 걱정과 다르게 김선구(67)씨는 "요새는 60대까지만 해도 진취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며 "또 이번에 새누리당에서 댓글 알바를 쓴 것이 젊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거 같다, 울산이 산업도시라 젊은 사람들이 많아 특히 영향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젊음의 거리'에서 노란색 목도리를 멘 사람들의 연령층은 20대 젊은 층부터 60~70대까지 매우 다양했다.

[1신 보강 : 14일 오후 2시 15분]
문재인 "박근혜, 불법 선거사무실 물타기 말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 유세장 우산 행렬을 뚫고 연단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 유세장 우산 행렬을 뚫고 연단에 오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자신의 고향, 경상남도를 찾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4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향해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산하 윤아무개 SNS 단장이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댓글을 다는 등의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검찰 고발당한 것을 두고 "충격적이고 심각한 여론조작"이라며 "대세가 기울면 새누리당은 북풍을 일으키고, 흑색선전을 하고, 여론조작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이 같은 비판은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이날 오전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흑색선전과 전면전을 선포한다"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은) 공당이 젊은 여성 한 명을 테러한 것으로 범죄행위다,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트린 것은 문재인 후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문 후보는 "박근혜 후보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실 여부를 수사기관이 가리고 있는데, 그 의혹 제기가 흑색선전이라고 문재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며 "여권 유력 대선 후보가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고, 불법 선거사무실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박근혜 후보에게 촉구하고 싶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선관위에 적발된 불법 선거사무실 사실 여부를 밝히라"며 "수사기관도 제대로 사실을 가리고 배후를 가려달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14일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에 모인 시민과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14일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에 모인 시민과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4일 오후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장엔 하늘색 미키마우스 우산을 쓰고 아빠를 따라 나온 어린이도 눈에 띄었다.
14일 오후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유세장엔 하늘색 미키마우스 우산을 쓰고 아빠를 따라 나온 어린이도 눈에 띄었다. ⓒ 남소연

고향찾은 문 "내가 대통령 되면 거제의 우뚝 선 나무 되겠다"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장터에서 유세를 펼친 문 후보는 "거제 시민들은 이런 일로 선거가 부당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달라"며 "또한 100% 투표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심상정 후보·국민연대· 합리적 중도 보수세력까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나를 지지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한다, 분열됐던 영남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뭉쳤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계파는 말할 것도 없고 정당, 지역, 이념을 뛰어 넘어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며 "늘 싸우기만 하는 적대와 증오의 정치, 보복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이제 끝내겠다"고 못 박았다.

뒤이어 찾은 경남 창원 상남 분수광장에서 문 후보는 "문재인이 고향 분들에게 인사드린다, 경남 거제는 맨손으로 피난 온 우리 가족을 품어주고 살려줬다"며 "거제, 경남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겠느냐"고 '경남 거제와의 연'을 강조했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 됐을 때 풍수 보는 사람들이 '거제는 대통령이 한 명 더 나올 땅'이라고 했다고 고향 어르신들이 덕담해주었다"며 "거제도가 '크게 구제 하는 섬'이라는 뜻인데 거제의 조선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구제했고 이명박 정권이 파탄 낸 민생을 보살펴 나라 전체를 크게 구하는 대통령이 나오게 된 거 아니냐, 그럴 듯 하지 않냐"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문 후보는 "아주 큰 나무가 우뚝 서 있으면 나무는 가만있어도 그늘이 넓게 미쳐서 지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거제를 위한 우뚝 선 큰 나무가 되겠다, 또 대통령에서 퇴임하면 이곳 경남으로 돌아와 경남 도민과 언제나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황에서 거제에는 200여 명, 창원에는 400여 명의 시민들이 문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맑은 날에는 노란색으로 물들었던 문 후보 유세장에는 색색깔의 우산, 우비로 가득찼다. 유세장소와 500m 가량 떨어져 있는 창원 상남 시장 계단에서 유세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다수였다.

작은 우산을 쓰고 있어 내리는 비를 속수무책으로 맞아가며 문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장인숙(48)씨는 "우쨌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아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또 한 번 좋은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경남은 여당 성향이 많아서 억수로 속상한데, 그래도 젊은 애들 마음은 좀 변한 거 같으니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남시장에서 젓갈을 파는 김창곤(52)씨 역시 경남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고무장화를 신은 차림 그대로 문 후보를 보기 위해 나온 김씨는 "아무래도 문재인 후보가 노동자들 서민들을 먹고 살게 해줄 것 같다"며 "경남도 옛날에는 여권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지역이 내 삶을 좌우하는 게 아니지 않나,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니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문재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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