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5일 오전 8시 50분]정봉주 전 의원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지검에 구속됐던 그는 25일 자정, 만기출소로 홍성교도소 정문을 나섰다. 정문에는 어머니 이계완(85)씨와 부인, 자녀 등 가족들과 보좌진들이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마침 함박눈까지 그를 맞았지만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함께 진행해 온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사회를 본 김용민 전 교수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용민, 김어준 주진우 불참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그는 미리 마중 나온 팬 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회원 등 1000여 명(경찰추산 500명)의 환영 아래 환하게 웃으며 주차장에 마련된 즉석무대인 1톤 트럭에 올랐다. 트럭 하단에 걸린 '봉주맞이 홍성파티'라는 글귀와 붉은 색 색감이 성탄절과 잘 어울려 보였다.
그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봉주가 돌아왔습니다"고 첫 인사를 한 후 손을 흔들었다. 이어 "아파하는 것은 1년 동안 감옥에서 제가 다 했다"며 "아파하지 말라, 좌절하지 말라, 좌절은 죄송하지만 개나 갖다 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러분이 좌절하면 여러분을 믿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1469만 2632명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길을 잃는다"며 "미래비전을 밝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5년 동안 참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5년은 내성이 길러졌기 때문에, 그리고 1년 반 전에 흙속에서 찾아 올린 대한민국의 보석 정봉주가 있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를 지지해준 48% 국민과 우리와 반대에 섰던 분들에게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우리의 외연을 넓히지 않고 우리의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5년 뒤에 이제는 좌절이 아니라 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시작... 위로 받으려 하지 말고 위로해줘라"
그가 1년 간 참아왔던 말을 쏟아낸 약 15분 동안 거듭 강조한 말은 '희망'과 '성찰'이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원인을 멀리서 찾지 말고 내 안에 찾으면 된다, 우리진영의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말고, 내가 조금 더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해야 한다, 나를 성찰하고 나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반성하면 아프지 않다. 아프면 위로 받으려 하지 말고 옆의 더 아파하시는 분들을 위로해 주라. 그러면 아프지 않다"정 전의원은 인사말을 마친 후 두리번거리며 김 총수와 주 기자를 찾다 모습이 보이지 않자 "비겁하게 도망간 거야"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환영식은 정 의원의 인사말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하는 것을 끝으로 오전 12시 40분 경 마무리됐다.
"정치 죽을 때나 내려놓을 것"환영행사는 버스 위에서 인근 식당으로 이어졌다. 팬 카페 회원들은 서울과 부산 등에서 버스를 대절해 환영식에 참여했다. 정 전의원은 대절버스와 인근 식당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실 그동안 어려웠지만 여러분들이 있어 잘 극복했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이제 정봉주가 나서겠다, 정치는 죽을 때나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식스팩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김용민 전 교수는 "똑 같은 말을 했는데도 누구는 대통령이 됐고 누구는 교도소에 갇혀야 했다"는 말로 현실을 풍자했다. 정 전 의원이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의혹을 제기했다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수감생활을 한 일을 되짚은 것이다.
한편 이날 출소환영식에는 정동영, 박영선, 정청래, 안민석, 김현미, 양승조 의원 등이 참여했다. 경찰은 홍성교도소 인근 도로가 지지자들로 큰 혼잡을 이루자 교통 통제 및 안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