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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2012년 12월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 최강서(35)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죽음이 보름째를 맞고 있는 속에, 노조 지회가 한진중공업 사측의 신문 광고 내용에 반박했다.

노조 지회는 5일 언론사에 낸 자료를 통해, 한진중공업 사측의 주장은 너무 많은 내용이 왜곡되어 있어 바로 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4일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에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시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2012년 12월 21일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자들의 횡포에 졌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 최강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빈소가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2012년 12월 21일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자들의 횡포에 졌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 최강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빈소가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 윤성효

한진중공업 사측의 여러 주장에 대해, 노조 지회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 최강서 조직차장의 죽음에 대해, 한진중공업 사측은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노조 지회는 "말로만 애도를 표한다고 하지만, 행동은 죽음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측, 최강서 죽음에 대해 "노·사가 교섭으로 풀 내용이 아냐"

한진중공업 사측은 최강서 조직차장의 죽음에 대해 "생활고로 인해 비관 자살"이라거나 "최강서씨 죽음은 노·사가 교섭으로 풀 내용이 아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노조 지회는 "한진중공업의 이런 태도는 아들을 잃고, 남편을 잃고, 형님을 잃고, 동생을 잃고 슬퍼하는 유가족에게 또다시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지회는 "유가족들은 교섭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였다"며 "그런데 한진중공업은 유가족과 회사가 만나는 것을 금속노조가 가로막고 있다며 왜곡 보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노조 지회에 158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최강서 조직차장은 유서에서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이라고 해놓았다. 손해배상청구액에 대해, 한진중공업 사측은 "특수선 2척 납기지연에 대한 손실이다"거나 "도장작업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액이다", "한진중공업 안에서 작업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음에도 선박을 타 조선소로 이동하여 선박건조를 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지회는 "특수선 2척 납기지연은 선박건조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했거나 부품 입고가 늦어서 발생한 것"이라고, 도장작업은 100% 사내하청업체가 도급을 맡아 작업한다.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액이 아니다"고, "다른 조선소로 이동해 선박 건조했다는 것은 합법파업일 때 사용자는 대체근로를 할 수 없는데 사측은 이를 어겼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광고에서 한진중공업 사측은 "휴업자에게 회사가 어렵지만, 월 평균 220만 원의 급여와 의료비 1200만 원, 자녀학자금, 경조사비 등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지회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면 법적으로 휴업수당은 당연히 지급받고, 휴업자도 재직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되어 있다"며 "이것은 회사가 은혜적 차원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환휴직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노조 지회는 "물량이 없어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일정 기간 모든 직원이 고통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전체가 고통을 나누어 가지면 개인적으로는 그 고통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지 않으냐는 것을 회사에 수차례 요구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회사에서는 휴업을 가지고 노·노 갈등의 무기로 삼았고, 민주노조 무력화 무기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한진중공업은 현재 2개 복수노조(금속노조, 기업노조)인데, 노조 지회는 "휴업자를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과정에서 기업노조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복귀시키고, 기업노조로 가입해야 현장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복귀한 비율을 보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며 "기업노조 조합원이 100명 복귀할 경우 금속노조 조합원은 5명 정도 복귀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한진중공업의 비열한 탄압방식에 최강서 동지는 정말 분노했다"고 덧붙였다.

노조 지회는 "제2의 희망버스 또다시 온다고 하니까"

노조 지회는 한진중공업 공장 앞에 천막 농성하고 있는데, 사측은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지회는 "사측은 천막 농성으로 인해 수주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회사는 천막농성을 중단하게 하는 방식 또한 잘 알고 있다. 158억 손해배상 철회, 민주노조 무력화 책동을 중단하면 천막농성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제2의 희망버스가 또다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으로 온다고 하니까 사전에 시민들 정서를 자기들 편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들여 기만적 내용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라며 "부산시민 여러분 절대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기만책에 속지 말자"고 호소했다.


#최강서#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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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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