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날 서울이 영하 13.1도로 떨어지는 등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지속되고 한파로 인한 특보도 자주 발령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사나흘 춥다가 또 사나흘 따뜻한 삼한사온의 분포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의 겨울은 그러한 순환주기를 거스르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혹한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방서도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각종 사건·사고 탓에 눈코 뜰 새가 없다. 배관이 파열되면서 때아닌 물난리로 한겨울에 배수 작업에 동원되기도 했고,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수도 계량기와 배관이 터지고,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의 소동은 한동안 주요 뉴스를 장식하기도 하고 그러한 강추위와 한파는 소방서를 초비상 사태로 만든다.
이러한 한파는 우리 소방대원을 무척이나 괴롭혔다. 소방차의 물이 얼어 버린다면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에 소방차고 온도를 영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소방서는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각종 난로와 온풍기를 총동원하여 소방차를 녹이고 차고로 들어오는 찬바람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작은 구멍 하나까지도 틀어막으면서 한파를 가까스로 견디고 있다.
기록적인 한파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비명과 원망의 소리가 잦아들면 갑자기 풀리는 날씨 탓에 얼었던 시설들이 녹으면서 다시 파손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것이며, 고드름 제거 등 또 다른 분주함이 우리 소방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상 상황을 보면 매우 극단적인 기록을 남기는 것 같다. 여름철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나도 춥고 혹독한 데 비하여 봄과 가을은 있는 듯 없는 듯 그냥 지나가 버리면서 '뚜렷한 사계절'을 무색하게 한다.
이제는 통상적인 기상상황에 대한 방재시스템을 보완하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상 이변의 신기록은 계속하여 갱신될 것인데 이번 여름에는 얼마나 더울 것이며 다음 겨울은 얼마나 추울 것인지 과거의 기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기상이변에 대하여 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시민도 안일한 안전의식에서 탈피하여 항상 기상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생활해야 행복한 가정과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