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종합편성채널 출연금지 당론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종편에 안 나간다고 하는 게 진보일 수는 있지만 야당으로서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릴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왜곡된 게 있다면 왜곡된 대로 문제를 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실상 소속의원들의 종편 출연을 금지했던 당론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09년 종편 출범을 위한 미디어법이 날치기로 처리되면서 당 소속인사들의 출연을 금지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조선일보>의 TV조선, <중앙일보>의 Jtbc, <동아일보>의 채널A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출연하지 않는 게 골자였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개인 자격을 전제로 종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종편 출연금지 당론 재논의 방침은 대선 패배 이후부터 불거졌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예산심사 협상 과정에서도 여당에 비해 부족하지 않았다, 내용적으로 보면 무상복지를 비롯한 예산증액에 있어서 원래 우리당의 정책 기조에 맞는 것이 많다"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융화적으로 가서 우리에게 가까운 언론환경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론 수정을 위한 의총 날짜도 잡혔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통해 종편 출연 금지 당론을 재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미디어대책을 공론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종편 출연 금지가 풀릴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기존에 해왔던 (종편의) 편향적인 보도 시정을 받아들인다는 조건부 (당론 수정)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이어 당론 수정 논의 배경에 대해 "(종편 출연 금지가)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본다"며 "신문매체나 인터넷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들이, 특히 정치에 대한 정보를 종편을 통해서 얻었다고 봤다, 이 부분에 대해 뼈 아프게 생각하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보단의 경우, 나가서 논쟁을 하고 우리에게 불리한 것을 방어하고 상대방 후보에게 불리한 것을 크게 얘기하는 게 역할인데 매체를 불문하고 했어야 했다"며 "대선 당시 우상호 전 선대위 공보단장 책임 하에 종편 매체 출연을 하기도 했지만 당론 때문에 원활하게 출연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