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의 섬마을이 쓰레기로 몸살입니다. 지난 12일, 약산면 어두리 해안가와 당목마을을 돌아봤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생활쓰레기와 마을 대청소로 수거한 바다쓰레기를 아무런 오염 대책 없이 마을과 바닷가 곳곳에서 태우고 있습니다. 타오르는 폐비닐에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습니다. 당목마을은 마을 이장과 함께 4곳에서 동시에 쓰레기를 태우고 있습니다.
생활쓰레기와 폐기물 불법소각으로 어두리 바다오염 전남 완도군 약산면 어두리 해안가입니다. 광어양식장 부근 기암괴석은 생활쓰레기폐기물이 새까맣게 뒤덮고 있습니다. 태우다 만 쓰레기더미에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인근 마을 사람들이 태웠을 거라고 소각 사실을 부인하던 양식장 관계자는 타다 만 우편물의 주소를 확인하고서야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타다 만 잿더미는 우천시 우수와 함께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대도 플라스틱과 빈병 폐지 등 온갖 생활쓰레기를 이곳에서 소각하고 있습니다.
"소각장을 만들어야 되는데 어쩔 수 없어요. 여기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해요, 어떻게 나만 분리수거할 수가 없죠."이곳 양식장 관계자의 말입니다.
15만 마리의 광어를 양식하는 시설이 근처에 있습니다. 이곳 광어양식장 주인 박아무개씨는 쓰레기 수거차가 이곳까지 안 들어오지만 앞으로 쓰레기수거차를 불러 처리하겠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쓰레기차를 불러야죠. 현재는 쓰레기차가 안 들어오죠."
타오르던 불길에서 역한 냄새... 매연 순식간에 마을 뒤덮어전남 완도군 약산면 해동리 당목마을입니다. 12일(토)은 마을 대청소하는 날입니다. 오후 3시 40분경 최아무개 아주머니가 바닷가에서 수거한 폐비닐을 태우고 있습니다.
"오늘 부락 청소함시로 태우죠. 오전에 할것인디 이제야 바닷물이 빠진께 태웠어요. 비닐이 그런 거 태워요, 청소한께 해부렀단말이요."하늘이 온통 시커멓습니다. 역한 냄새를 내뿜으며 타오르던 불길에서 발생한 매연이 순식간에 마을을 뒤덮습니다. 중장비까지 동원했습니다. 굴착기는 타다 남은 폐기물을 삽날로 연신 끌어 모읍니다. 주변에는 매립 흔적이 보입니다.
마을 쉼터인 정각의 좌우측 바다에서도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4곳에서 동시에 폐기물을 소각합니다. 권아무개 이장은 이렇게 태우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인력이 부족해 태웠다고 말합니다.
"태풍으로 인해 워낙 쓰레기가 많아서 인력이 부족해 조금 태운 겁니다."이곳을 찾은 광주광역시의 김아무개(35)씨는 "자신들이 먹고사는 삶의 터전인데 어떻게~" 라며 이러한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가사리 해수욕장입니다. 이곳 역시 쓰레기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도로는 무너져 내리고 화장실은 폐쇄되었습니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양식장에서 떠밀려온 시설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무심한 바다, 파도는 뭍을 향해 자꾸만 오갑니다. 1999년 고금도와 약산도를 잇는 연륙교의 연결로 약산과 고금주민들은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습니다. 풍광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늘어만 갑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