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민속연구반 반원들이 도토리묵을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도토리묵을 만들기 위해서 지난해 가을부터 도토리를 줍고, 물에 넣고 갈아서 도토리가루를 직접 만들어서 도토리묵과 도토리쿠키를 만들었습니다.
도토리는 참나무 갈래인 떡갈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에 열리는 열매를 말합니다. 한국 참나무는 대부분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지지만 일본에는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사철 활엽 참나무 종류도 있습니다.
최근 오래된 참나무 종류가 병으로 죽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일본 간사이 지역에는 산과 들에 소나무보다 참나무 종류를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참나무 종류는 도토리가 열립니다. 도토리는 곰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먹거리입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곳에서 도토리가 흔히 발견됩니다. 이것은 도토리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먹고 살았다는 뜻입니다. 일본이나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지금도 도토리묵을 반찬으로 먹고 있으며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는 도토리가루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일본 역시 오래된 집터에서 도토리가 발견되기도 하고, 산에 도토리나무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사람들은 도토리를 그다지 먹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 역시 나이 드신 분들은 도토리를 먹은 적이 있고, 옛날부터 먹고 살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벼나 보리농사를 짓기 전 사람들은 도토리를 비롯한 나무 열매를 따 먹었을 것입니다. 급격한 사회, 경제, 생활의 변화로 먹는 방법이나 먹거리 종류도 바뀌고 말았습니다. 먹거리 습관이나 종류 역시 바뀌는 부분과 잘 바뀌지 않는 부분이 명확히 설명되어지지는 않습니다.
오래 전 한반도나 일본에서 도토리를 먹었습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도토리를 구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도토리를 먹는 생활 습관이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왜 한반도에는 도토리를 먹는 습관이 아직 남아있는 것일까요?
민속연구반 수도선생님 연구실에서 도토리를 주워서 물에 넣어서 갈고, 껍질을 버리고, 남은 도토리가루로 묵과 쿠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비록 수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수고를 했지만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