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1일 오후 2시 50분]KBS 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55) 더코칭그룹 대표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을 '종북(從北) 성향'으로 규정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뿔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미홍 대표에 대해 "관용의 한계를 넘었다"며 "반드시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을 묻겠다"며 법적조치 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먼저 정미홍 대표는 지난 19일 밤 11시35분 자신의 트위터(@Naya2816)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합니다. 기억합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발언이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정 대표는 "자질이 의심되는 지자체장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을 퇴출해야 한다니까 또 벌떼처럼 달려드는군요. 그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를…ㅉㅉ"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허위사실유포와 모욕적 언사 강력한 법적대응"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미홍 대표의 발언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면서 "정미홍씨 같은 주요인사가 무책임하게 100만 (성남)시장을 종북으로 몰며 음해하는 건 질서유지 차원에서 엄벌해야죠. 민ㆍ형사상 법적조치를 취하겠습니다"라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시장은 변호사 출신답게 "<아나운서 정미홍씨 죄명> (정미홍) 종북성향 성남시장 낙선시켜..→ 낙선 목적 허위사실유포 선거법위반, 명예훼손죄 / (정미홍) 정신 나간 성남시장 낙선..→후보자비방 선거법위반, 모욕죄 ㅡㅡ 민사손해배상 책임은 별도"라고 법리적 검토의견을 제시했다.
"저 빨갱이 아닙니다. 초록색 옷 입고 다닙니다^^"라며 색깔론을 종식시킨 이재명 시장은 "마녀사냥 하듯 하는 종북 빨갱이 타령, 허위사실유포와 모욕적 언사에 지금부터 강력 대응합니다. 방치와 관용은 다릅니다. 토론과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질서 확보를 위해 법적조치를 시작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베스트셀러 제조기' 공지영 작가가 이재명의 시장을 트윗을 리트윗(RT)하며 "(정미홍) 이런 분은 고발 안 당하나"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제가 고소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습니다. 분탕질 방치와 관용은 다릅니다"라고 거듭 법적조치 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한 트위터리안이 "그 얄팍한 법지식으로 뭘...시장이라면서 아량도 없나?"라며 비꼬자, 이재명 시장은 "얄팍..아니고 제 본업이 경력 25년 된 변호사입니다^^ 그리고 아량ㆍ관용과 무심ㆍ방치는 달라요. 정미홍씨는 엄정하게 민ㆍ형사 책임을 묻겠습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정미홍 아나운서 사태> 만약 야권인사가 사진의 정미홍처럼 했다면 방송ㆍ신문이 어땠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던 이 시장은 "조선일보까지..정미홍씨가 새누리 공천신청한건 싹 뺐네요"라고 언론에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고소하고 민사소송한 후 실황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참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는 사회악은 응징해야 합니다"라며 "공론의 장을 망가뜨리는 행위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죠"라고 말했다.
한 트위터리안이 "꼭 책임을 물어 주세여?"라고 비꼬자, 이 시장은 "제가 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 쓰레기 청소는 제 전공입니다^^"라고 정미홍 대표를 '쓰레기'에 비유하며 "정치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이성이 마비된 듯"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특히 "100만 도시 시장을 종북 성향이라며 낙선 운운한 건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불법행위이니 형사처벌 손해배상책임 다 인정될 거예요^^"라고 법원 판단을 예측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7일 성남시의회의 성남시 2013년 예산안 처리 무산으로 지방자치단체로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빚어 이재명 시장과 트위터를 통해 격론을 벌인 성남시의회 이영희 새누리당 대표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트윗장면(?)을 인터넷언론이 잘 잡았네요"라며 올린 사진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정신 나간 시장, 다음에 당선되긴 어렵겠군요"라고 맹비난하며 리트윗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새누리당 의원들 회의 보이콧해서 안 들어 올 때일 겁니다^^ 트위터 민원을 살피고 답하는 것도 일입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어묵 설렁탕 먹는 척하는 것도 일인 것처럼~^^"이라고 반박했다.
정미홍 대표로부터 표적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미홍 대표는 지난 1982년 KBS 10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1987년 KBS 9시 뉴스를 진행했고,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 메인 앵커를 맡으며 KBS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1993년 퇴직한 후 1995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조순 민주당 후보 선거캠프의 부대변인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후 서울시장 의전비서관 등을 지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는 서울 서초을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공천을 받지는 못했다.
한편 정미홍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을 '종북성향, 내년 지방선거에서 퇴출' 등을 언급한 트윗 글은 20일 오후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런 논란을 지켜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정미홍씨, 정신과 치료가 급해 보이네요. 본인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시급하게 치료하세요"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