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아빠가 우리에게 돈가스 사셨어요.""돈가스?""예. 사무실 갔다가 중앙시장에 들려 1500원짜리 돈가스 사주셨는데 정말 맛있어요."지난 화요일 아이들을 데리고 사무실에 들렸다가 진주에서 소문난 돈가스집에 들렸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가스. 생각만큼 큼직했습니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렀지만, 기름이 깨끗하지 않아 조금은 찜찜했습니다. 저렴 가격 때문에 기름을 자주 가는 것은 힘들 겠지만, 그래도 손님들 건강을 위해서는 자주 갈아야 합니다. 아이들과 저만 돈가스를 먹고, 아내는 먹지 않아 조금 미안한 마음과 함께 깨끗한 기름으로 튀긴 돈가스를 먹고 싶었습니다.
"여보 우리 아예 집에서 돈가스 만들어 먹을까?"
"집에서요?""응.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돈도 적게 들고, 기름도 깨끗하고, 더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느니 일석삼조 아니겠어요."요즘 돼지고기값이 엄청 쌉니다. 등심 1만 원치를 샀는데 20개 정도되었습니다. 1만원 들여 돈가스 20개를 만들 수 있다니 사 먹는 입장에서는 좋지만 돼지 키우는 분들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그래도 1만 원 들여 돈가스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아이들은 좋아라합니다.
"엄마 우리도 돈가스 만들게요."
"손으로 등심을 두드려 다지면 돈가스가 부드럽게 된다.""엄마 저는 달걀 풀어 놓을게요.""그래 인헌이와 서헌이는 등심 두들기고, 체헌이는 달걀 풀고.""엄마 달걀 이렇게 풀면 돼죠. 나도 잘 할 수 있어요."
달걀 푸는 솜씨가 여간 능숙한 게 아닙니다. 맛있는 돈가스를 먹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막둥이 손길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습니다. 돈가스 크기도 남달랐습니다. 큼직한 것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렀습니다. 5명이 하나씩 먹으면 몇끼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돈가스를 보면서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양도 많지만 크기도 크다.""사 먹었던 돈가스와는 비교가 안 돼요.""그렇지. 사먹는 돈가스는 다른 것이 많이 드러가잖아. 하지만 우리가 만든 돈가스는 '빵가루'와 달걀만 들어가잖아. 다른 것을 넣지 않으니까. 더 맛있지.""돼지고기도 싱싱해요.""고기가 싱싱하면 더 맛있지."
집에서 만 원으로 아이들과 함께 돈가스를 만들었더니 살이 조금 올랐습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되겠지만 레스토랑에서 칼질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