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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정현 담임목사 소개글. 사랑의 교회 당회 조사위원회는 1월 31일 "오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증거를 확인했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사랑의 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정현 담임목사 소개글. 사랑의 교회 당회 조사위원회는 1월 31일 "오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증거를 확인했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 사랑의 교회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사랑의 교회 당회(장로들로 구성된 의결기구)는 3일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교회는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오 목사는 유감을 표시한다"고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당회에 제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오 목사의 논문 표절은 심각한 수준일 뿐 아니라 표절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했다.

사랑의 교회 당회는 2012년 6월 22일 장로 4명이 참여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오 목사는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학) 박사 학위 논문 '신약성경에 비춰 본 제자 훈련 설교'을 두고 표절·대필 의혹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해 7월 1일 조사위원회에 출석한 오 목사는 "양심과 명예를 걸고 떳떳하게 본인이 작성한 논문임을 밝힌다"며 "만약 추후에라도 논문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가 나온다면,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오 목사의 논문은 미국 바이올라대학 마이클 윌킨스 교수의 책 <주를 따르며(Following the Master)>의 일부 내용을 짜깁기하거나 그대로 옮겨 쓴 것으로 확인됐다. 원저자인 윌킨스 교수가 그해 9월 사랑의 교회 쪽으로 보낸 메일에서 "오 목사의 논문은 제 저서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는 "누구에게도 제 저서를 인용하거나 표절해도 좋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오 목사는 12월 권영준 조사위원장과 만나 자신이 직접 논문을 작성했으며 표절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올라대에서 윌킨스 교수의 수업을 2과목 수강하며 알게 됐고, 포체프스트룸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기 전 그에게 인용 허락을 받았으나, 논문에 감사 표시를 빠뜨렸다는 설명도 더했다. 이어 "최근 윌킨스 교수와 연락해 다시 양해를 얻었으며 논문 보완을 추진 중이고, 더이상 표절 의혹에 해당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 "증거 나오면 사퇴하겠다" 했지만... 표절 내용 추가로 드러나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올해 1월 31일 당회에 전달한 조사보고서에서 "윌킨스 교수는 지난 9월 '오 목사를 전혀 알지 못하며 표절 관련한 어떤 허락도 해준 사실이 없다'고 명백히 밝혔다"며 "오 목사의 주장은 논문 표절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 목사가 당초 의혹이 제기된 논문 두 번째 장의 다섯 페이지뿐 아니라 다른 27개 페이지에서도 표절을 한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 여기에는 윌킨스 교수의 저서와 다른 신학자들의 저서들을 짜깁기해 문장을 만들거나, 인용 표시 없이 문단을 통째로 베껴 쓴 부분도 있었다.

조사위원회는 "오 목사는 (논문 표절 등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계속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부정직한 언행을 하고 있다"며 "그가 맹세한 '담임목사직 사임표명'의 조건인 표절 증거가 무수히 발견된 만큼 당회를 소집해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열린 3일 당회는 ▲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아직 당회의 공식 입장은 아니며 ▲ 교회는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 오 목사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므로 유감을 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사랑의 교회 입장을 듣기 위해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랑의 교회는 옥한흠 목사(1938~2010)가 1978년 세웠고, 오정현 목사가 2003년부터 담임직을 맡아왔다. 출석 교인만 3만 명이 넘는 이곳은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 가운데 하나다.


#사랑의 교회#오정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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