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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알리는 꽃 복수초
봄을 알리는 꽃 복수초 ⓒ 전용호

입춘 무렵이면 봄을 알리는 소식들이 전해진다. 봄을 알리는 소식으로 으뜸은 꽃 소식이다. 봄은 꽃과 거의 동의어다. 그런다고 꽃과 봄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꽃 소식이야 겨울이 시작되기 전부터도 들려온다. 이른 겨울부터 피기 시작하는 동백꽃도 있고, 한겨울에 핀다는 납매(蠟梅)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봄을 알리는 꽃 소식은 풀꽃으로부터 시작한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에서 피어나는 풀꽃이야말로 진정 봄을 알리는 꽃인 것이다. 그래서 이맘때면 마음이 설렌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봄꽃이 피었을까?

 여수 돌산도 능선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
여수 돌산도 능선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 ⓒ 전용호

 전날 비가 와서 계곡은 폭포를 이루고 있다.
전날 비가 와서 계곡은 폭포를 이루고 있다. ⓒ 전용호

꽃을 찾아 나선다. 눈 속에서도 핀다는 복수초가 여수 돌산도 남쪽 산자락에서 핀다고 한다. 며칠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런 날씨라면 분명 꽃이 피었을 것이다. 산길을 오른다.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려서 산길이 촉촉하다. 꽃이 피는 곳을 어림잡고 올라가지만 길을 잘 못 들었다.

산길은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해선지 푹신푹신하다. 밟는 촉감이 좋다. 그만큼 산길은 힘이 든다. 촉촉한 산길을 따라가다 길을 잃었다. 겨울 산이 좋은 게 무조건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끝이 보이니까. 길을 잘못 들어 내가 찾으려는 곳에서는 꽃을 찾지 못했다.

산길은 햇살이 가득 받는 곳으로 변하고 숲속에서 노란 빛이 보인다. 어! 혹시? 서둘러 올라가니 반짝거리는 노란 꽃들이 군데군데 피었다. 내가 찾으려는 복수초 꽃이다. 벌써 활짝 피었다. 반짝거리는 꽃잎은 눈이 부실정도다. 아직 덜 핀 꽃은 마치 작은 술잔 모양으로 오므리고 있다. 술 생각이 난다.

 햇볕이 잘 드는 숲속에 군락으로 피어나는 복수초
햇볕이 잘 드는 숲속에 군락으로 피어나는 복수초 ⓒ 전용호

 반짝이는 노란 꽃잎을 가진 복수초
반짝이는 노란 꽃잎을 가진 복수초 ⓒ 전용호

 막 피기 시작하는 꽃은 작은 술잔 같은 모양
막 피기 시작하는 꽃은 작은 술잔 같은 모양 ⓒ 전용호

 봄 햇살을 가득 받고 피어나는 복수초
봄 햇살을 가득 받고 피어나는 복수초 ⓒ 전용호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이다. 반짝거리는 꽃잎은 미나리아재비 꽃을 연상시킨다. 복수초 꽃이 훨씬 크고 예쁘다. 잎은 여러 갈레로 갈기처럼 갈라져있어 깃털처럼도 보인다. 꽃은 땅바닥에 붙은 키만큼이나 크다. 큰 것은 지름이 4cm 정도나 된다. 노란 수술이 바람에 살랑거린다. 훅 불면 꽃가루가 가득 날릴 것 같다.

복수초(福壽草)는 한자로 복과 장수를 합한 이름이다. 꽃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꽃이다. 일본에서는 새해에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선물로 준다고도 한다. 우리말로는 눈 속에서 꽃이 핀다는 뜻인 '눈색이꽃' 또는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딱딱한 한자말보다는 우리말 이름이 더 정겹다.

복수초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도 되지만 '슬픈 추억'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환한 꽃을 보면서 슬픈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영원한 행복을 주는 꽃으로 마음에 담으련다. 엊그제 한 해가 시작되었는데 벌써 봄이다. 봄이 오는 것은 즐겁지만 너무나 빠르게 가는 겨울도 아쉽다.

 겨우내 언 땅을 뚫고 올라온 꽃 복수초
겨우내 언 땅을 뚫고 올라온 꽃 복수초 ⓒ 전용호

 숲은 환하게 밝히는 꽃 복수초
숲은 환하게 밝히는 꽃 복수초 ⓒ 전용호

 화사하게 핀 복수초. 우리말로는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화사하게 핀 복수초. 우리말로는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른다. ⓒ 전용호

덧붙이는 글 | 2월 2일 여수 돌산도 끝자락 봄소식입니다.



#복수초#풀꽃#봄꽃#돌산#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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